경기도 판교 택지개발지구 내 SK케미칼연구소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15일 붕괴 사고가 발생해 현장 근로자 3명이 숨지고 8명은 중.경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사고는 얼었던 땅이 최근 이상고온으로 녹은 데다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 흙더미.컨테이너 사무실 '와르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402의 10 동판교 SK케미칼연구소 터파기 공사현장의 북쪽 흙막이 벽의 H빔이 흙더미와 함께 22m 아래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어 터파기 현장 위쪽에 지표면과 나란히 한 상판(복공판)에 설치된 컨테이너 사무실 6개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부근의 크레인도 넘어졌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에 있던 작업반장 유광상(58)씨와 전기담당 이태희(36)씨, 경비원 노동규(66)씨 등 3명이 추락해 숨졌다.
또 크레인 기사 전원석(37)씨와 바닥과 H빔 위에서 형틀작업과 배수작업 등을 하던 이동길(60)씨 등 인부 7명이 흙더미에 묻히거나 철구조물에 깔렸다 출동한 119 등에 긴급 구조됐다.
◇ 사고 현장엔 흙더미.철골 뒤엉켜
사고현장에는 길이 15m, 폭 3m, 높이 23m의 흙더미가 쏟아져 바닥에 쌓여 있다.
또 흙더미를 지탱하던 흙막이벽 H빔도 심하게 휘어져 넘어졌고, 컨테이너 사무실 6개도 찌그러진 채 떨어져 있어 붕괴 당시 위력을 짐작하게 했다.
바닥의 웅덩이(지름 50m)에는 물도 차 있어 붕괴 전 지반이 약화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부 차승동(66)씨는 "아침 7시 30분에 조회와 안전교육을 마친 뒤 터파기 현장 바닥에서 배수작업을 막 시작하려는데 한쪽 면에서 흙이 쏟아져 반대방향으로 급히 피하다 무너지는 철골에 목 부위를 맞아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원 등 150여명이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추가붕괴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다 사고 5시간여 만에 구조가 종료됐다.
◇원인은 '지반약화'로 추정
붕괴된 북쪽 흙막이 벽 바로 옆에는 6차선 도로가 지나가고, 도로 끝 인도도 함께 무너졌다.
공사현장 주변에서는 도로공사를 하면서 상수도관을 건드려 물이 새는 바람에 지반이 약화돼 사고가 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공사를 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러나 "도로공사를 마친 뒤 사고가 났고 붕괴사고로 소화전이 터지며 물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이틀 전인 13일 성남지역에는 35.5㎜의 많은 비가 내렸고 이날 새벽에도 1㎜의 비가 내렸다. 또 13∼14일 성남의 낮 최고기온이 7∼13도로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다.
경찰은 지반약화가 붕괴원인으로 보고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난 SK케미칼 연구소는?
SK케미칼 연구소는 판교 테크노밸리 D-1-4 블록 6천230㎡ 부지에 지어지며, 지하 5층, 지상 8∼9층의 2개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8층짜리는 연구소, 9층짜리는 사무실 용도로 사용될 계획으로 2개 건물을 합쳐 연면적 4만7천650㎡규모다. 지난해 9월 9일 착공했고 2010년 4월 30일 준공 예정이었다.
시공사는 SK건설이고, 터파기공사는 은창ENC이 하청을 받아 진행중이었으며 사고 당시 터파기공사가 마무리돼 바닥 정지작업 중이었다.
SK케미칼 연구소는 2008년 7월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인증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GBCC)에서 136점 만점에 113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사망자
▲유광상(58) : 분당 제생병원
▲이태희(36) : 분당 제생병원
▲노동규(66) : 분당 제생병원
◇부상자
▲이동길(60), 박영진(42) : 분당 차병원
▲차승동(67), 채일(43), 전원석(37): 분당 서울대병원
▲김연규(48) : 분당 제생병원
▲손경환(44), 이동익(52) : 분당 차병원 치료후 귀가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