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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경제 정책, 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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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부 과천 청사에서는 연일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신축주택까지 포함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실업급여 지급기한 연장 등,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파이프라인 속에서 성숙되기만을 기다리는 정책들도 부지기수고, 심지어 성숙되기 전에 미리 간을 보기 위해 넌지시 던져지는 정책도 많다.

강만수 전 장관의 바톤을 이어받아 2기 경제팀 수장이 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하루가 짧을 정도로 강행군이다. 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료가 도착하자마자 대통령의 임명 결제가 ‘속전속결’로 마무리되는 가 싶더니, 이튿날 곧바로 경제성장 전망을 획기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조치를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경제정책회의, 비상경제대책회의 등 이름을 들어서만도 섬뜩할 회의가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진다. 물가안정이라는 존재이유를 갖고 있어 경기조절이라는 기획재정부와의 정책 목표와는 대립하는 한국은행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기획재정부 장관 자격으로는 11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수장이 이러니, 그 밑의 정책 공무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전에는 안철식 지식경제부 차관이 부임9일 만에 과로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는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남 일 아니다'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온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관가를 보자니, 역으로 ‘일이 꼬여도 된 통 꼬인 게 아닌가’라는 두려움까지 들 정도다.

짙어지는 잿빛 속에서도 달아오르는 코스닥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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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이 들기는 사회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마찬가지다. 요즘 하늘 빛 마냥 '잿빛' 일색이다. 기업을 다니는 동료로부터는 '올해 우리 회사 적자 규모가 얼마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를 쉽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친구들 가운데는 실업급여 신세를 지기 시작하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하고, 또 사업을 하던 '죽마고우'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실종되다시피하기도 한다. 위기감을 조장주기 위해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런데도 요즘 유독 빨갛게 상기된 곳이 있다. 증시다. 좀 더 세분화하면 코스닥 시장이다. 연일 달린다. 돌아가는 저간의 사정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게중에는 기업 내용이 훌륭해서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가는 꿈을 먹고 달린다고 하니, 미래 전망이 밝은 기업도 있을 게다. 주가란 원래 경기에 선행하니, 지금 뜨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쏟아지는 정부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도 있다. 이미 우리 최대 수출 시장이 돼버린, 중국의 증시가 잘 나가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투기꾼들의 논리'를 백분 인정한다 쳐도, '너무 지나치다'라는 생각을 그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거품은 반드시 가라앉는다

적정선을 넘어선 것을 '거품'이라고 한다. 거품은 사그라들게 돼있다. 거품 뒤에는 고통이 온다. 처절한 고통이다. 지금 세계가 겪는 고통도 거품의 휴유증이다. 탐욕이 불러온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에서의 거품 휴유증이다. 그 거품이 채 가시기도 전인데, 탐욕이 또다른 거품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든다.

얼마전 관가의 한 지인과 자리를 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수년전 부동산 분야의 고수로 불리는 한 '야인'과 만나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소개했다.

(직접 투자하는 것 같지는 않고, 물주가 있나요?)

-예, 그렇습니다.

(자금 동원력이 훌륭하신 분들인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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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안에 현찰로 200억원은 거뜬이 조달하실 수 있는 분이죠.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10시간이면 2,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긴데, 그 정도의 자금 동원력이면, '불과 몇일 사이에 특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투기꾼에 정책으로 맞선다는 게 얼마나 힘든 지도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지금 시중에는 공중에 떠서 먹잇감을 찾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이 500조 원 안팎에 달한다고 한다. 탐욕의 발톱을 감추고 있는 자금들이다. 손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금융 혹은 부동산 시장을 넘보는 자금들이다.

거품 뒤의 아픔은 탐욕에 비례해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나타날 휴유증으로 인한 고통은 탐욕에 비례한다. 탐욕이 크면, 나중에 고통도 크다. 그런데 그 탐욕이 서민층일수록 크다. 앞서 소개한 '큰 손'들은 탐욕이 있지만, 절제할 수 있을 정도다. 먹잇감이 나타나면,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지만, 배가 부르면 쉴 줄도 안다. 목표도 시장금리의 몇배 수준이다.

반면 서민층은 한결 같이 일확천금을 노린다. 목표는 투자금의 몇배다. 주린 정도가 크니,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서민층이 거품 붕괴 후에 겪을 고통이 걱정된다. 연일 빨간불을 지켜봐야 하는, 서민층은 상대적 박탈감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탈감이 심할수록 탐욕을 경계해야할 것 같다. 지금 불꺼지지 않는 과천 관가를 바라보면서 해줄 수 있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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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2004년 SBS로 둥지를 옮긴 한주한 기자는 현재 경제부에서 기획재정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서울디지털포럼'  핵심 실무진으로 일하기도 했던 한기자는 폭넓은 산업분야 취재 경험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대 석사학위를 받은 경제통입니다.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수준높은 분석기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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