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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사렴.." 학부모의 실속 불황나기

새학기 앞두고 헌책·이월상품 교복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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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보광동의 한 헌책방.

주부 오모(38)씨는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위해 전과 1권과 문제집 2권을 샀다. 새책으로 사려면 3권에 적어도 5만원은 줘야되지만 중고로 하니 3만7천원이면 충분했다.

비록 누군가가 봤던 것이지만 문제를 푼 흔적이나 낙서가 없어 아들이 공부하기에는 괜찮겠다는게 오씨의 생각이었다.

그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새 참고서만 사줬는데 작년부터는 불경기를 감안,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헌책방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개학을 앞둔 학교 주변의 풍속도도 달라졌다. 자녀들의 신학기를 `알뜰하게' 준비하려고 발품을 파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는 것.

더불어 중고책 시장에서는 참고서와 수험서, 유아용 서적 등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교복도 중고나 이월 상품의 수요가 부쩍 높아졌다.

◇ "외환위기 때만은 못해도.." = 15일 대형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개학을 앞둔 최근 중고책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월별 중고책 거래 건수는 작년 11월 4만2천800건, 12월 4만5천900건에서 올해 1월에는 4만8천200건 이상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1월 거래량의 48%는 참고서, 수험서와 유아ㆍ어린이 분야가 차지,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들을 위해 중고책을 사는 학부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오프라인 헌책방에도 헌책 거래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중고책이 거래되면서 헌책방 수요가 과거보다는 못하지만 최근에는 헌책을 내놓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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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동의 한 헌책방 관계자는 "최근 헌책을 팔겠다는 사람들이 작년 이맘때보다 30% 정도 늘었고, 팔겠다는 책도 기존의 전집류보다 단행본이나 문고본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외환위기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은 헌책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메이커 교복 아니면 어때?" =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딸을 둔 주부 조모(37) 씨는 입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공동 구매하는 교복을 신청하고 하복 블라우스 두 벌은 중고 시장에서 따로 장만했다.

너무 비싼 교복이 가계에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란다.

조씨는 "`연예인이 나오는 유명 업체 교복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한두 달 밖에 안된다'는 설득을 아이가 별말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유명 메이커 교복(동복)이 30만원을 웃도는 가운데 이월 상품이나 중고 제품을 사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관내 11개 중ㆍ고등학교의 협조로 기증받은 교복을 1천∼2천원에 판매한 성동구청의 `교복 물려입기' 행사는 불과 3시간 만에 끝났다.

구청 관계자는 "인파가 몰리면서 입을 만한 교복은 금새 동이 났고 이후에는 낡은 옷만 남아 철수했다"며 "이 행사는 늘 만원이지만 예년에 비해 찾아온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중학교 교복을 들고 와서 고등학교 교복과 교환하거나 작은 치수의 옷을 큰 것으로 바꿔 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교복점을 운영하는 박모(53) 씨는 "2007년 제품은 30∼40%, 작년 제품은 20∼30% 할인 판매하는데 예년에 비해 값싼 이월상품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월 상품을 사려고 왔다가 마음을 바꿔 신제품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매출은 1.5 배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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