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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대입…또다시 불붙는 '3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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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가 정초부터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대입 `3불'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연세대는 최근 2012학년도부터 본고사를 일부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강한 의혹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사립대들이 앞장서 `3불'을 무력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입 자율화'라는 정책 기조에 맞춰 타 대학들도 제각각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다양한 형태의 입시안을 구상 중이어서 올해 3불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잇단 `3불 폐지' 시도 = 최근 3불 가운데 `본고사' 부활을 직접적으로 시사하며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연세대다.

김한중 총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2012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절반 정도를 뽑는 수시 모집에서 국.영.수 위주의 대학별 고사를 치르겠다는 구상을 `작심한 듯' 내놓은 것.

그간 대학들이 3불 폐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던 것에 비하면 이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과열 경쟁, 사교육 유발 등을 이유로 정부가 철저히 금지했던 본고사를 사실상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맞수'인 고려대는 지난해 실시된 2009학년도 수시 2-2 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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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위주로 뽑는 수시 2-2 전형 1단계에서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특목고 학생들이 일반고 학생들을 제치고 무더기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내신 교과, 비교과 성적이 모두 우수한 학생이 떨어지고 그렇지 못한 학생이 합격하는 `기현상'이 속출하면서 입시의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고교등급제 도입 방침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까지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는 "2012학년도부터 학교장 추천을 받을 때 과거 고려대 합격자 수를 감안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상 고교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파문이 일자 고려대 측은 "총장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대입 자율화, 어디까지 = 3불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들은 이미 정부의 정책 기조가 `대입 자율화'로 돌아섰는데 `3불'이라는 규제가 더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대학마다 3불 폐지에 대한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대다수 상위권 대학들은 기여입학제는 몰라도 본고사, 고교등급제 실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학벌 위주, 대학 서열화 풍토가 굳어져 있는 현실 속에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허용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성숙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3불 폐지에 대해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최근 일부 대학이 대학별 고사 도입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애매한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대입 업무 민간 이양→수능 과목 축소→대학 완전 자율화'라는 `대입 3단계 자율화' 계획을 밝혀왔으나 `완전 자율화'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특히 과거 같았으면 대학들의 본고사 도입 움직임 등에 대해 당장 칼을 빼들었을 터인데도 입시에서 손을 뗐다는 이유로 정부는 이렇다 할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정부로부터 대입 업무를 넘겨받은 대교협 역시 대학들의 협의체 성격이어서 타 대학의 입시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져 제재를 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입 완전 자율화'의 시점도 불분명해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

인수위는 `완전 자율화'의 시점을 `2012년 이후'라고만 밝혔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이를 `2012학년도부터'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연세대, 고려대 총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입시안도 모두 `2012학년도'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부나 대교협은 대입 완전 자율화 시점을 언제라고 명확히 밝힌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교협 박종렬 사무총장은 "인수위가 2012년이라고 한 것은 2012년에 치러지는 입시, 즉 2013학년도 입시를 뜻한다고 봐야 한다"며 "그러나 `2012년 이후'라고 했지 `2012년부터'라고 한 것이 아닌 만큼 완전 자율화가 언제부터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3불 법제화 움직임도 = 이런 가운데 최근 야당 의원들이 3불을 아예 법제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3불 논란이 국회로도 번질 조짐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지난 2일 대입 3불 정책을 법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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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3불을 어긴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하거나 로스쿨 신청에 제한을 두는 등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현재는 3불을 위반하더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학입시 정책이 공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3불의 근간을 흔드는 대학들의 행태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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