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아이들은 왜 필리핀으로 갔을까.
이 땅에서 태어나 우리말을 배우고 김치를 좋아했던 한국 아이들. 하지만 지독한 외로움이 싫어 아이들은 하나 둘 아빠의 나라를 떠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족들의 넘치는 사랑과 친구들의 환대 속에 아이들은 치유 받고 있었다.
이모가 아닌 엄마를 부르고 삼촌이 아닌 아빠에게 달려올 수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아빠 나라로 돌아올 수 있는 그 길은 어디일까.
장미 씨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엄마가 내일부터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실감하지 못하나 보다. 엄마가 눈 앞에 있기 때문일까. 엄마 몰라보던 첫날 처럼 가장 마음 아픈 막내 찬호는 품에서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는데 이제 장미씨는 떠나야 한다.
형편이 좋아져서 다녀가는 게 아니라 엄마는 가슴이 시리다. 부모가 만들어놓은 상황 때문인 거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 찬호가 쑥쑥 자라는 사이 한국에 있는 장미씨는 얼마나 더 이 냄새를 품고 살아야 할까.
엄마 역할만 해도 되는 형편이라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삼남매의 미래를 생각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그럴 기회도 없다.
작년 이 맘 때 3남매 두고 혼자 떠나야 했던 장미 씨. 애써 태연하게 헤어지려던 엄마가 더욱 절박해졌다. 잠깐 외출도 아닌 며칠 간 여행도 아닌 또 막연한 작별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다.
(SBS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