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외곽. 필리핀 공립학교 1학년생인 기태는 한국말을 거의 잊어 버렸다. 고작 아홉 살인 기태의 필리핀 행은 이번으로 벌써 세 번째.
안정된 직업이 없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대신 혼자 공장 일을 다니는 엄마는 어린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돌을 갓 넘긴 기태를 필리핀으로 보냈다. 그렇게, 필리핀과 한국을 오가는 기태의 고단한 여정이 시작됐다.
이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기태는 다시는 아빠의 나라 한국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덩그렇게 남겨지기 싫단다. 그런 아들의 상처 앞에 한국의 기태 엄마는 망연자실할 뿐이다.
(SBS인터넷뉴스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