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경제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재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원 임금의 일부를 자진 반납하거나 삭감하고, 영업 전면으로 인력을 재배치 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비 절감, 복리후생 축소 등 외환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짠돌이 경영'도 다시 등장해 혹독한 겨울나기를 예고하고 있다.
◇ 임원 임금 자진반납은 '기본' =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최근 경영진과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올해 연봉의 20% 안팎을 삭감했고, 작년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PS(Profit Sharing, 초과이익분배금)도 전무급 이상은 전액, 상무급은 30% 자진 반납했다.
경기침체와 실적악화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고 되도록 일반 직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 취지다.
내수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자동차 업계도 전사적인 초긴축 경영에 돌입한 상태. 현대.기아차그룹은 임원들의 급여를 10% 자진 삭감하고 관리직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SK그룹은 SK에너지, SK텔레콤 등 계열사별로 임원 연봉의 10~20%를 자진 반납한데 이어 SK㈜와 SK에너지의 사외이사들까지 연봉의 10%를 포기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인수에 실패한 한화그룹도 상무보 이상의 계열사 전 임원은 급여 10%와 성과급 전액을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하며 비상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라이벌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한항공도 각각 전 계열사 임원, 상무 A 이상의 임원들이 나란히 연봉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뒤숭숭한 건설업계에도 혹독한 구조조정 바람이 분다.
GS건설 임원들은 올해 연봉의 20%와 성과급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으며,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했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도 직원 임금을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삼성물산도 그룹의 방침에 따라 임원 연봉의 일부를 자진 반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더 어려운 중소 건설사들은 임금삭감 뿐 아니라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성장세를 보였던 유통, 제약업계도 노사 모두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현대백화점과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올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으며, 한미약품의 임원진은 최근 올해 연봉동결을 회사에 건의했다.
◇ '짜고 또 짠다' 경비절감 확산 = 재계는 또 임금 반납 등에 발맞춰 '마른수건도 짠다'는 각오로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해외출장시 항공기 탑승등급.숙박비 등을 포함한 각종 복지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단행된 조직 개편에서는 '속도'와 '효율성' 등을 강조하며 본사 인력 1천400명 가운데 1천200명을 대거 현장에 배치해 사실상 '본사 해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200mm 팹(공장) 4개의 조업을 중단하고 해외에서 1천명이 넘는 직원들을 해고한 하이닉스도 노사 협의를 통해 부단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올해 경상예산을 20% 이상 축소하며 전방위 긴축체제에 돌입했다. 해외출장시 단거리 노선은 의무적으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양재아트홀 문화행사 등 각종 문화.연례행사를 축소하기로 했다.
또 전기료 등 에너지비용 20% 이상 절감, 불필요한 외부 용역 컨설팅 축소, 연월차 50% 이상 의무 사용 등 비용절감 방안도 내놨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임원 회사 차량과 비서를 공동으로 쓰고, 긴급한 사안외에 가급적 해외 출장을 자제하기로 했다.
한화는 올해 현금흐름 개선에 경영초점을 맞추고 전 계열사가 각종 통제성 경비를 30∼40% 이상 감축하기로 했으며 지원부서 인원 30%를 고객 접점인 영업현장으로 전진배치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촉진하고 사업단위별로 수익성을 따져 인건비 한도를 책정·운영하는 방식의 인건비 절약책도 도입했다.
한화그룹의 인수 포기로 매각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은 남상태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직의 효율적 운용과 과감한 원가절감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롯데백화점은 각 점포 건물의 운영.유지비와 할인행사 전단이나 쿠폰북도 축소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