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의 합병선언으로 촉발된 통신사업자간 경쟁에 이석채 KT사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선두에 섰다.
이 사장이 유선통신 사업자 1위기업인 KT수장에 부임한지 일주일만에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하고 '통신 컨버전스 1위기업'을 기치로 내걸자 무선통신 1위업체인 SK텔레콤의 정 사장이 "주총전까지 언론을 마주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깨고 합병반대 진영의 우두머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는 "최대 통신업체를 이끌고 있는 두 사장의 자존심건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며 최후에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언론 전면에 나선 두 사람은 스타일부터 달랐다.
먼저 20일 합병발표때 이 사장은 과거 국가경제의 큰 밑그림을 그리던 정통 관료답게 '국가경제'라는 틀에서 KTF와 합병 당위성을 차분하게 일관된 논리로 설파했다. 본래 인사말만 하고 주된 설명은 서정수 부사장이 맡는 시나리오였는데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피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섞어가며 직접 답변하는 열의를 보였다.
반면 21일 합병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정 사장은 간결하지만 공격적인 논리전개가 돋보였다. 저돌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증명이나 하듯 정 사장은 일부 질문에 다소 공격적인 언어를 구사하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일례로 LG텔레콤 등 LG통신계열사와 힘을 합쳐 합병에 반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각자 느끼는게 다를거다. LG와 공동전선을 펴야한다는 당위성을 못느낀다"며 직접 화법을 구사,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가까이서 두 사람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전략가'라면 정 사장은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공법을 펴는 '야전사령관'"이라며 "같은 생각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두 사람이 경쟁의 맨 앞에 섰다는 것 자체가 볼거리"라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직후 서로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 사장은 정 사장에 대해 "취임후 한번 만났는데 매우 훌륭한 분"이라며 "함께 우리나라 통신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정 사장도 "KT나 SK텔레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진일보한 긍정적인 자세로 함께 갈 것이다. 대화는 앞으로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7회, 21회라는 세월의 격차를 넘어 향후 국내 통신시장의 '지존' 자리를 놓고 대결의 정점에 선 두 사람의 희비가 어떻게 엇갈릴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