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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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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직원들은 지금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드디어, 그분이 오신다.' 이 말이 환영과 기대의 뜻으로 들리신다면 요즘 뉴스에 신경 끄고 사셨다는 얘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다시피 이주호 전 청와대 수석은 현재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골격을 짠 인물입니다. 또 초대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으로 '이명박식 교육 개혁'의 선봉에 섰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청와대에서 나와 2선으로 물러났죠. 지나치게 '독선적'으로 교육 정책의 변화를 밀어붙이다 교육계 곳곳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심지어 아군이라 할 수 있는 교총으로부터도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았으니까요. 특히 교과부 내부에서의 불만이 작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고려나 이해 없이 무조건적인 정책 추진을 독려했다는 것이죠. 교과부 인사들은 당시 이주호 수석의 퇴진 소식에 희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주호 전 수석이 이번에는 큰 집의 집사가 아니라 바로 우리 집 시어머니로 온다하니 교과부 직원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겠죠.

사실 이 전 수석의 차관 임명은 지난 연말부터 거의 기정사실화 되다시피 했습니다. 교육 개혁의 추진력과 속도에 불만이 많아 정책 입안자인 이 전 수석이 직접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권 내에서 갈수록 힘을 얻는다는 말이 속속 들려왔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한 교육계 인사들의 반응은 두가지였습니다. '걱정'과 '기대'입니다.

우선 걱정하는 측은 이 전 수석이 기본적으로 경제학자이고 따라서 교육의 현실적 측면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무시하는 태도가 차관으로서는 더욱 도드라지는 '단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교과부의 살림을 책임지는 1차관에 정치적 인물이 배치됨으로써 다른 사람 같았으면 순수한 교육 목적의 조치로 이해될 만한 정책까지 사사건건 이념적, 정치적 논쟁과 대립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즉 이명박 정부의 아이콘으로서 이 차관의 행위 하나하나가 정권의 이념을 상징하게 되고 이는 교육과 무관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교육 정책의 추진이 지금보다 더 꼬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대하는 측은…'기대'라고 하니 이 전 수석에 좋은 뜻인 것 같은데요, 수석으로 있을 때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사실 교육 정책은 손을 대면 댈 수록 불만을 갖는 사람만 늘려놓고 결과적으로 온 국민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대상자들이 잘 못느끼도록 살살 추진해도 사회적으로 시끄럽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교육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면 정권 차원의 부담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죠. 역사적으로 이런 사례는 허다했습니다. 서슬 시퍼렇던 전두환 정권이 '과외 금지' 등의 교육정책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했던 것, 이해찬 교육부 장관 시절 학생들을 '이해찬 세대'라 부르며 전 언론이 불만을 ?아내 결국 김대중 정권의 기세가 꺾였던 일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전 수석이 청와대와 대통령의 우산 아래에 있을 때에도 적지 않은 공격에 시달렸는데 이제 교과부 '차관'이라는 전면에 나서는 순간 모든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책임져야 하니 더 확실히 '보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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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뜻을 펴보려는 분에게 지나치게 독설을 해대는 것 같아 마음이 안됐습니다만 그만큼 이 신임 차관이 맞게 될 분위기와 환경이 간단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우군보다 적군이 더 많은 상황에서 어쩌면 단기필마로 험난한 교육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가망이 거의 없는 얘기이죠.

다만 한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이 신임 차관이 청와대 수석에서 물러나 KDI 교수로 일하면서 정책 추진이 의도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꼼꼼히 분석을 했다는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전술적 실수가 있었다'는 것이랍니다. 대통령의 힘이 가장 최고조인 집권 6개월 안에 교육 전 분야에서 개혁 수행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려고 전 전선에서 일제히 강공을 시도한 것이 결정적인 우였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선 곳곳에서 구멍이 나면서 전체 정책 추진이 뒷걸음질 치는 사태를 불러왔다고 반성했다 합니다. 그래서 이 신임 차관은 이번에는 소수의 목표 사업에 역량을 모아 확실하게 성공해 신뢰를 얻은 뒤 그와 연계되는 사업들을 연쇄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겠다고 합니다. 또 과거처럼 자신이 앞장 서 깃발들고 달려나가기 보다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규합해 세력화를 하겠다고 합니다.

뭐 '전술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는 그 전에 '전략적 실수'가 없는지도 충분히 검토해보기를 바랍니다. '내가 지향하는 교육 정책의 방향이 과연 맞는지, 우리의 미래 세대에 희망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인지, 일부 계층만 만족시킬 뿐 계급을 고착화시키는 사회적 퇴행을 부르지는 않는지' 마음을 비우고 재점검해보기를 부탁합니다. 이 신임 차관이 진심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교육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요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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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도국의 신사'로 불리는 우상욱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 정치,경제부를 두루 거치며 지금은 사회1부의 교육담당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성실한 취재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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