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천년학의 주인공, 길조의 두루미가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이 땅에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지정이 부끄러울 정도로 보호실태는 엉망입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학' 이라고도 부르는 두루미는 장수와 행운, 화목한 가족을 상징하는 길조로 꼽힙니다.
부부간에 사랑이 깊고, 자식 소중히 여기는 품성이 사람 못지 않습니다.
'학(鶴)'자 들어간 땅 이름이 전국에 2백 곳이 넘을 정도로 예부터 우리나라에 고루 많이 찾아온 겨울철새입니다.
6·25전쟁과 이후에 계속된 개발로 살 곳이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비무장지대 주변에 띠 모양으로만 남았습니다.
[조지 아치볼드/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 : 그래서 두루미들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를 핵심
지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쉼터마저 위태롭습니다.
논에 떨어진 낟알이 겨울철 주된 먹을거리입니다.
볏짚을 말아가거나 논을 일찍 갈아엎거나, 축산분뇨를 뿌려대니 낟알은 찾기도 어렵습니다.
재두루미 오는 곳으로 이름난 김포시 홍도평 들판은 한겨울에도 공사판입니다.
[건축업자 : (뭘 지으시는 거예요?) 버섯재배사요.]
[건물 주인 : (그런데 실제로는 다 무엇하고 있습니까?) 창고용이죠.]
재두루미가 총에 맞아 다치거나 죽는 사건까지 벌어집니다.
김포와 고양에서 지난 열달 사이에 확인된 것만 3건입니다.
좁은 땅에서 다툼은 치열합니다.
[김진한/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넓게 퍼져서 분포해야 되는 두루미들이 한 장소로 자꾸 몰리는 것은, 두루미의 지속적인 생존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좋지 않은 현상이다.]
일본은 겨울진객들에게 모이터와 잠자리를 마련해주면서 극진하게 모십니다.
만 마리가 넘어서자 분산 시책으로 보호 월동지를 늘려갈 정도입니다.
지켜주지 않는 이 땅에서 떠나가는 두루미들, 우리가 밀어낸 자연의 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