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LIVE

그림 의혹에 국세청 '뒤숭숭'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한상률 국세청장이 차장 재임 시절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고가의 그림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세청이 뒤숭숭하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한 청장이 그림 수수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하나 만약 그림 전달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정당국의 수사와 함께 한 청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당초 검찰청.경찰청.국정원.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의 수장 거취와 관련, 한 청장의 경우에는 유임이 점쳐졌으나 이번 의혹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 충격에 빠진 국세청

지난 12일 전군표 전 청장 부인인 이모(50)씨의 주장으로 한 청장의 고가 그림 전달 의혹이 제기되자 국세청 내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씨는 남편의 변호사 수임료와 생활비 마련 등의 명목으로 최욱경 화백의 추상화 '학동마을'을 지난해 10월께 화랑가에 내놨고 이 그림을 한상률 현 국세청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림 출처에 대해 "한상률 국세청장(당시 차장) 내외와 저녁 식사를 했고 그림을 선물로 받았다"면서 "당시만 해도 그림이 고가인 줄 몰랐다. 그냥 선물용.장식용 그림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 그림이 당시 한 청장과 같은 1급 직위에 있던 A 지방국세청장을 밀어내기 위한 명목이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단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 씨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국세청 차장과 청장이 부부 동반 식사 자리에서 인사 청탁을 하거나 고가 그림을 선물했다는 주장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 차장이 청장에게 특정 목적을 갖고 선물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영역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도 "청장실과 차장실이 같은 층에 위치해 있는 상황에서 인사 청탁을 하려면 청 내에서 하지 굳이 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하겠느냐"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무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인사 경쟁이 치열한 국세청 조직 특성상 전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전군표 전 청장이 구속된 비리사건도 출발점은 '인사'에서 비롯됐다.

◇ 진실공방 가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과연 한상률 국세청장 내외가 전군표 전 청장 내외를 실제 만났는지, 정말 그림을 전달했는지 여부다.

이 씨 주장과 달리 한 청장은 전 전 청장 내외와 별도로 만난 적도, 그림을 선물한 적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청장은 "전 전 청장 부부와 우리 부부 4명만이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4명이 있는 장소에서 인사청탁을 했다거나 그림을 전달했다는 등의 일부 언론 기사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림이 전 전 청장 내외에게 흘러들어간 과정도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 씨가 판매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진 그림은 고(故) 최욱경 화가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추상화 '학동마을'이란 작품이다. 문제는 2005년 메이저 화랑인 K갤러리에서 최욱경 화가의 20주년 회고전이 열렸고 당시만 해도 이 작품의 소장자가 한 청장이 아니였다는 점이다.

K갤러리 관계자는 "2005년 최욱경 회고전은 소장자들로부터 작품을 빌려서 했던 전시회인데 '학동마을'은 전시도록에는 있었으나 공간배치 문제로 전시장에 걸지 못했다. 전시회를 마치고 난 뒤 소장자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이 그림을 한 청장에게 뇌물로 상납한 일은 없다. 당시에는 1천만 원도 안됐을 작품인데 어떻게 뇌물로 바치겠느냐"며 상납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만약 전군표씨 부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2005년 당시 소장자가 따로 있던 '학동마을'이란 그림이 어떻게 한상률 청장에게 흘러들어갔는 지가 베일에 덮여있다.

◇ 한 청장 거취 관심

이번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 청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 전 이전에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 기관의 장들 가운데 일부가 교체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한상률 국세청장은 유임이 유력했으나 고가 그림 선물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청와대 민정라인에서는 이번 의혹과 관련한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그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 청장의 교체는 불가피해진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주성 전 청장에 이어 전군표 전 청장이 구속 수감된 가운데 만의 하나 한 청장 마저 낙마할 경우 국세청의 조직 이미지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청장의 전임인 전군표 전 청장은 부하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2007년 현직에서 구속 수감됐고 1년 만인 지난해 말에는 이주성 전 국세청장 역시 프라임그룹으로부터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988년 7대 서영택 국세청장이 국세청 출신 '문민청장' 시대를 연 이후 현 청장까지 국세청장으로 재임 경력이 있는 인사는 모두 9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퇴임 뒤나 재임 중에 자신의 행적 때문에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다만 한 청장의 그림 전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후속인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 청장의 '기사회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1급 인사를 단행한지 불과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장이 갑작스레 물러날 경우 후임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고
광고 영역

한 청장에게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국세청장을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수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세청장이 대를 이어 추문에 휩싸이는 것은 조직 내부 출신 청장이 계속 선임되면서 인사와 관련 한 상납 관행, 세무조사를 둘러싼 비리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오늘의 숏뉴스
숏뉴스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