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家長)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1.밤늦은 골목길 늘어진 넥타이를 매고 술에 취재 휘청대며 집에 들어오는 아저씨
2.식탁에 가족들과 둘어앉아 케익 놓고 고깔모자를 쓰고 즐겁게 노래하는 아저씨(혹은 아줌마)
3. 공원을 아침부터 양복입고 배회하면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책만보다 저녁에 귀가하는 아저씨
대부분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1번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만큼 가장은 뭔가 힘들고 피곤하며 중압감에 시달리는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전 새해벽두 SBS에서 올해 연중기획으로 선택한 '가족이 희망이다'의 기획 '가장(家長)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었습니다.
우선 우리 가장들은 자신들을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70점이면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미'에 해당하는데 그다지 높은 점수는 아니네요.
하지만 거리로 나가 물어봤을 때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 본인에게 80,90점을 주는 가장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부끄러운 얼굴로 '어떻게 본인을 평가하냐'며 도망가는 가장도 있었지만요.
이와 더불어 20대부터 60대까지 가장들의 고민도 알아봤는데요. '가족의 생계'라는 공통화두는 전 연령에 걸친 고민이었지만, 2가지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연령대별로 고민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20대 가장들의 고민은 역시 재테크. 새로 가정을 일궈 어떻게 종잣돈을 마련할까가 가장 큰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20대는 가족의 생계에 대해서도 50%가 넘는 관심을 보여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비중이 높았는데요. 이는 초보가장들로서 가정을 어떻게 일궈야 할까에 대한 고민의 반영이 아닌가 합니다.
반면 자녀가 생기고 학교를 가는 30,40대 가장들의 고민은 역시 자녀의 교육과 양육이었습니다. 전 아직 미혼이라 실감할 순 없지만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 전적으로 가정경제가 아이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많은 기혼자자들이 이야기하더군요.
자녀교육에 유달리 신경을 쓰는 모습도 우리네 특성인 걸 보면 30,40대 가장들의 고민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가장의 나이가 들수록 자녀도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 등으로 집을 떠나기 마련이니 '가족의 건강'이 중요한 고민으로 대두되고 있었습니다.
그럼 가장들은 자신들에게 밀려오는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를 무엇으로 해소할까?
남성 가장은 단연 '운동'(32.3%)이었습니다. 이어 음주, 지인과 대화 순이었는데, 여성 가장은 '종교활동'(26.3%)가 1위였고 지인과 대화, 운동 등 순이었습니다.
남성은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데 반해 여성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인 것 같습니다. 성별에 따른 특성이 가장으로서 스트레스 해소법도 다르게 나타나는 듯 합니다.
내용자체만으로 보면 다들 예상 가능한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우리네 가장들이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이 조사결과로 구현된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기사를 쓰다보니 문득 우리 집 가장의 얼굴도 떠 올랐습니다. 현재는 60대 이상이신 저희 집 가장은 현업에서 은퇴하신지도 오래되었고 외손녀, 손자와 놀기, 운동 등으로 하루를 보내시죠. 오늘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예전 가장으로서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본인은 몇점 가장인지 한번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본인이 가장이시라면 한번 최근 고민은 무엇인지, 가장으로서 중압감은 얼마나 느낄지 생각해보시고 아니면 가장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과연 우리집 가장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지를요. 연초에 가족간 좋은 대화주제가 되지 않을까요?
[편집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