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년 전 일본에서 만났을 때는 '왜색'(이 단어는 약간 시대착오적인 듯 하지만)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볼 때는 그런 느낌은 많이 사라졌고(미국에 진출해선가) 살이 조금 붙은, 훨씬 여유로워진 모습이었습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제 인터뷰 동영상 전체를 글로 옮겨준 사람은 보아양이 너무 판에 박힌 답변만 늘어놓은 건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그 말 자체는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사실 냉정히 따져봐서 보아와 솔직히 얘기할 만한 시간과 환경을 확보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인터뷰는(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단독 인터뷰였는데요) 비교적 보아가 솔직히 할 얘기는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을 원했다면, 우리가 뭔가 더 자극적인 답변을 원했을 수도 있는거죠. 인터뷰 기사 자체는 짜릿해도 휘발성이 매우 강한.
그냥 제가 생각하는 중요 대목만 골라봤습니다.
▲ 미국에서는 지낼만해요?
= 평소 활동할 때 보다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어학 공부 하고 틈틈히 운동도 하고 있어요. 사실 많이 힘들긴 하죠. 처음 미국에 가서 적응해야 되는 것도 많고 언어 배우는 것도 힘들기도 하고. 문화를 다시 익혀야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힘든 적이 많긴 한데, 굉장히 신선하고 공부도 많이 되는 것 같아서 많이 즐기고 있어요.
▲ 한국, 일본 시장과 미국은 어떻게 다른던가요?
= 한국에서는 음악방송을 바탕으로 많이 활동을 하는 것 같고요. 일본에서는 사전에 미리 프로모션, 방송 이런 것들을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앨범이나 싱글이 나와요. 그런데 미국같은 경우에는 라디오 스테이션이 굉장히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요. air play 차트가 빌보드 차트나 음악차트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이점이 있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직접 제가 클럽에 가서 인사도 하고 곡 소개도 하고. 이런 프로모션도 있어요. '클럽'하면 처음에는 굉장히 놀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나중에는 많이 적응도 되고….
▲ 한국, 일본, 미국 세 나라를 왔다갔다하며 인터뷰하면 언어가 헛갈리지 않아요?
= 네, 근데 공항에 내리는 순간 스위치가 딱 바뀐다고 해야 되나? (웃음)
▲ 미국에서는 어떤 컨셉으로 보아를 프로모션하고 있나요?
= 아시아에서 다룬 컨셉하고는 많이 다른 것은 없어요. 강하고 파워풀한 안무를 구성하고 있는 여성 솔로가수?
▲ '아, 내가 정말 팝의 본고장에 왔구나' 느낀 때가 있어요?
= '징글볼'이라는 LA에서 굉장히 큰 라디오 스테이션이 있어요. KISS FM이라는. 거기서 제가 메인스테이지가 아닌 야외 서브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 '정말 내가 다시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관객분들도 외국분들이시잖아요. 너무 모든게 신선한 거예요. '내가 왜 이렇게 좁은 무대를 서야돼지?'라기 보다는 뭔가 '아 내가 다시 신인으로 돌아갔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을 했어요.
▲ 가수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많고 정도도 심하다고 들었어요.
= 요즘에는 스니커즈를 신고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예전에 있던 부상들이 회복이 되가고 있고요.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춰야됐기 때문에 허리나 무릎이나….이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부위를 얘기하는게 좀 이르지만 많이 힘들었었어요. 사실 무릎은 같은 경우는 수술을 받기는 해야 되는데 무서워서….
▲ 가족들은 1년이면 얼마나 같이 시간을 보내요?
= 한국 올 때 마다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보기는 하는데 제가 워낙 해외에 다니다보니까 가족과 오랜시간을 보낼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한국에오면 되도록이면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1년에 몇 번와요?)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요. 체류하는 시간은 석달도 안 될 거예요. 1년중에….
▲ 스타는 외롭기 마련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스타여서 지금은 많이 극복하지 않았어요?
=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예요. 알게 모르게 많이 힘들기도 하고. 해외 처음가면 친구도 없고 하니까 힘들기도 하고 고독하기도 했는데, 주변 스태프들하고 많이 친해지고 가족같아 지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는 한국에서 일하시던는 분들이 미국으로 오신경우도 있거든요. 같이 동거동락 하면서 열심히 하자…. 그래서 굉장히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 뭐해요? 미국에서 쉴 때는?
= 저는 운동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하이킹같은 것을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너무 좋더라고요. 산에 올라가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되고.(이 대목에서 약간 애늙은이 같았다^^)
▲ 일본 인터넷 댓글을 보니까 '보아 정도 춤추고 노래하는 가수는 미국에 차고 넘친다'는 말도 있던데
= 사실 한국에도 많은 것 같아요. 정말 실력으로만 따지자면 저보다 훨씬 월등하신 분들이 많으실거예요. 저는 항상 운이 좋다고…. 저 스스로 많이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실력으로만 보여지는 것과 연예인으로 갖추어야 할 캐릭터는 별개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제가 열심히 해도 안 좋아 해주시면 어쩔 수 없는거지만 노력 하는 것은 제 마음이잖아요.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은…. 그래서 그런 말, 따끔한 말도 생각해 보면 틀린말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주눅드려고 하지도 않고 '아 이런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 대목에서 나는 뻔한 답변이란 생각이 들지 않고 왠지 보아의 진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는데 어느정도 걸릴 거다. 라는 목표가 있을 거 아니에요?
= 회사에서는 있겠죠.(웃음) 저한테는 말씀을 안해 주시는데 사실은 예측가능한 결과는 없잖아요. 특히나 엔터테인먼트 쪽에서는 갑자기 이 노래가 잘 됐수도 있고, 정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될 수도 있고. 일본에서 저는 겪어봤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너무 큰 기대도..너무 큰 실망도 안하려고 많이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어요. (끝)
[편집자주] 날카로운 문화적 감각과 통찰력이 묻어나는 인상깊은 칼럼으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주형 기자는 1995년 SBS에 공채로 입사해 문화부와 SBS스페셜 등 호흡이 긴 기사와 방송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