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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 반장] '강기갑의 활극'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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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부 정반장 정준형 기자입니다. 새해들어 두번째 올리는 글입니다.

6일 아침 일부 신문에 민주노동당 대표인 강기갑 의원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습니다. 한 신문은 사진 밑에 '격투기 선수' 강기갑이라는 제목을 뽑기도 했습니다.

국회 경위들이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이던 민노당 의원과 당직자들을 강제해산한데 대해 항의하기위해, 강기갑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실과 의장실에서 '활극'을 벌인 사진들이었습니다.

5일 오전 발생했던 강기갑 의원의 활극에 대해서 살짝 열거해볼까요.

[생생영상] 강제 해산 반발…의장실로 돌진하는 강기갑

국회 사무총장실에 들어가서는 집기를 집어던지고 탁자를 뒤집어 엎으려다 여의치가 않자 탁자 위에 올라가 두세번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어 국회의장실 앞에 가서는 "김형오 의장 나와!"라며 소리치고, 출입문을 발로 여러차례 걷어찼습니다.

일부 신문들은 강 의원의 폭력적 행동으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무법천지가 됐다며 강 의원을 비난하고, 국회의 무기력을 질타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강 의원의 폭력적 행동이 찍힌 사진과 기사들을 보면서 '쯧쯧'하고 혀를 차고 눈쌀을 찌푸리며 그에 대한 비난에 공감 하셨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기자로서 고민을 해봅니다. '강기갑 의원'을 어떻게 봐야하나하고 말입니다.

지난해 저는 강기갑 의원과 세차례 인터뷰를 했고, 취재파일을 통해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강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첫번째 인터뷰의 경우 그 달 SBS 취재기자들이 올리는 글 가운데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인터뷰는 취재파일 '박 반장 VS 정 반장'을 조회해보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강기갑 의원 인터뷰 바로가기)

5일 국회에서 발생한 강기갑 의원의 폭력적 행동은 잘못된 일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행동을 한 것이고, 당연히 법적 처벌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또 그의 행동이 국회의원이자 정당의 대표로서 품위와 명예를 떨어뜨린 것도 명백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 의원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당연히 사과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강 의원의 행동만을 문제삼아 무조건 잘못됐다고 그를 욕해야할까요!

여기서 기자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그를 동정하자니, 폭력을 옹호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 같고, 무조건 욕하자니, 그리 간단하게만 볼 사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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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강 의원의 폭력적 행동을 유발한 원인이 무엇이었는가?

다른 하나는 이른바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표현의 다른 속내는 없는가?

첫번째 폭력적 행동을 유발한 원인에 대해 알아볼까요.

당초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농성은 민주당과 민노당이 함께 연대해서 벌였습니다.

지난 3일 국회 경위와 방호원들이 본회의장 앞 강제해산에 나섰을때 두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힘을 합해서 함께 저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5일 새벽 1시 민주당측이 전격적으로 로텐더홀 농성 해제를 선언하고 농성장에서 철수해버렸고, 민노당측은 끝까지 본회의장 앞을 사수하겠다며 점거농성을 계속했습니다.

그러자 2시간쯤 뒤인 새벽 3시쯤 국회 경위들이 1차로 강제해산에 나서 민노당 당직자 19명을 끌어내 경찰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양측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2차 충돌은 5일 오전 9시쯤 벌어졌습니다. 민노당측이 로텐더홀에서 당지도부 회의를 갖고 있을 때 국회 경위들이 몰려와 민노당측이 붙여놨던 'MB 악법 저지'라는 현수막을 기습적으로 떼냈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강 의원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뼈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강기갑 의원은 "소수당을 무시한 반의회적 폭거"라며 흥분한 채 국회 사무총장실과 의장실을 잇따라 찾아다니며 활극을 벌인 것입니다. 국회사무처측은 수차례 퇴거 경고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이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풀 기미를 보이지않아 어쩔 수 없이 강제해산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강기갑 의원의 폭력적 행동에 대해 옹호하지는 않겠습니다만, 6일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해제한 점을 감안해보면 국회측이 조금만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설득하는 노력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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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이 국회안에서 불법적인 점거농성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려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에 앞서 소수정당의 절박함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강기갑 의원이 흥분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거친 행동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봅니다.

두번째 국회의원의 품위와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부분입니다. 역시 맞는 지적입니다.

국회의원이라면 응당 그에 맞는 품위를 지켜야합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품위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며 명예를 실추시킬 경우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는 바로 정치인과 국회에 대한 신뢰의 추락과 불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의 품위를 강조하다보면 국회의원은 이른바 그 지위에 맞는 우리 사회 '엘리트'가 해야한다라는 식으로 사람들이 은연중에 인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식한 농민출신 국회의원이 해봐야 어디까지 하겠나, 그러면 그렇지"라는 폄하와 함께, 역시 잘 배우고 똑똑한 사람이 국회의원을 해야한다라는 생각들이 부지불식간에 사람들 마음 속에 심어질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학력을 놓고 얼마나 많은 비아냥과 논란이 있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7일 낮 12시까지 강기갑 의원이 자신의 폭력적 행동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폭력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기갑 의원이나 민노당측은 강 의원의 행동이 국회 사무처의 월권과 권한남용을 경고하기위해 분노를 표출한 것일 뿐이라며 사과요구는 일고의 가치고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오히려 강 의원이 전치 10주의 대수술을 받아야한다며, 국회사무처의 부당한 불법적 폭력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민노당측이 국회 본회의장 앞 점거농성과 강기갑 의원의 폭력적 행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아니라면, 우선 공개 사과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강 의원의 행동에 대해 자신들에게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랬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기갑 의원의 행동에 대해 '돈키호테의 활극'으로 쉽게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문제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일 것 같아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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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90년대 SBS 사회부의 민완기자였던 정준형 기자는 법조팀과 경제부 등을 거쳐, 사회부 사건팀을 이끄는 시경 캡을 역임한 뒤 지금은 정치부 야당팀의 현장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때론 거칠면서도 정이 듬뿍 넘치는 인간미가 담긴 뜨끈뜨끈한 기사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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