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가자사태 진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면서 그동안 반(反)이스라엘 전선의 선봉에 섰던 이란의 아랍권 내 입지가 두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감행하는 도박을 하면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번 전쟁에 큰 이해 관계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우선 그간 이스라엘을 계속 비판해 왔던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최근 가자 공격에 대해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아랍지역에서 더욱 많은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이집트를 비롯한 온건 아랍국가들이 이번 사태를 중단시키는데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생겨나고 있다.
또 테헤란에서 연일 계속되는 반 이스라엘 시위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아흐마디네자드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누적돼 오던 상황에서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란 내 반 이스라엘 강경 시위가 이란 지도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강경파들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아흐마디네자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파들인 여타 대선 주자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집회를 활용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란의 저명 경제학자인 사에드 라일라즈는 "강경파들이 자신들이 여전히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갖고 있음을 경쟁자들에게 경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지난 2006년 승리한 이후 그동안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레바논의 헤즈볼라처럼 하마스가 이번 공격에서 이스라엘군을 수렁에 빠지게 한다면 이란은 아랍권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위상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을 얻게 된다.
하마스가 패배하더라도 이를 반 이스라엘, 반미 감정의 자극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반대의 해석도 있다. 이란의 한 정치학자는 "만일 하마스가 패한다면 이란 정부가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 정부에게 하마스가 전쟁억지력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