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 위기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 파행과 언론노조 파업 등이 이어지면서 `촛불 집회'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등 공안당국도 시민사회단체의 동향을 살피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국회 앞에서 국회 사무처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가 열려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면서 밤새 모두 32명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밤 제야의 종 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 보신각 주변에서 시민ㆍ언론단체와 시민 등 4천여명(경찰 추산)이 촛불을 들고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도 일부 연행자가 나왔다.
이처럼 한동안 잠잠했던 촛불 집회가 최근 잇따라 열리면서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작년 5월2일 인터넷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처음 시작된 촛불 집회는 경찰의 과잉 진입과 시위대의 폭력성 등을 놓고 논란을 빚다가 100회째인 8.15 광복절 집회를 끝으로 사실상 정리 국면을 보였다.
이후로도 여의도 국회나 KBS를 비롯한 방송사 앞 등 시내 곳곳에서 촛불 집회가 꾸준히 열리긴 했으나 참석 인원이 수십∼수백명 규모에 그쳤고 경찰과의 마찰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회 파행 등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등에서 네티즌들이 결집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지난달 29일 `MB(이명박 정부) 악법'에 반대하는 서울시내 시민단체 100여곳이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한 데 이어 오는 8일까지 여의도에서 계속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긴장이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생민주 국민회의' 안진걸 정책네트워크 팀장은 "인터넷 카페나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MB악법'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모였지만 만약 강행 처리되면 더 큰 촛불로 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열렸던 소규모 집회를 사실상 방임하는 수준의 대응에 그쳤던 경찰도 시민들의 결집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집회에서도 30명이 넘는 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는 등 최근 열렸던 집회에서 볼 수 없었던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