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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돕기 기부자 이름은 '헤밍웨이'?

자칭'20대 백수'.…세밑에 소액 기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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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기발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불우이웃을 돕는 일로 한해를 뒤로 한 사람들이 적지 않아 추운 겨울이 훈훈해지고 있다.

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에는 나눔으로 한 해를 마감하려는 익명 기부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동모금회는 세밑에 불쑥 찾아와 봉투를 건넨 이들을 `희망2009 나눔캠페인- 62일의 나눔릴레이' 34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

◇"기부자는 제가 아니라 존경하는 작가들입니다" = 작년 12월31일 오후 6시께 중구 정동의 공동모금회 사무실에는 점퍼 차림의 한 청년이 찾아와 성금 봉투와 편지를 전달하고서 자리를 떴다.

그가 낸 봉투에 들어 있던 성금은 31만4천150원. 공동모금회 직원이 이름을 묻자 그는 '20대 백수'라고만 대답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가 편지에 써놓은 기부자 이름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기드 모파상,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무라카미 하루키 등 외국 작가부터 이외수, 은희경, 성석제 등 국내작가까지 49명의 작가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도서관에서 읽은 책을 통해 어두운 천체에서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성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 드리고자 작가분들의 이름으로 이 돈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20대 백수'는 이어 "성금은 내가 1년 동안 읽은 책에 표시된 책값의 절반을 모은 것"이라며 "허락 없이 행한 무례한 행동에 대해 작가분들께 용서를 구하며, 모두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적었다.

◇포상금, 지각ㆍ흡연 벌금도 기부 = 한 중년 남성은 작년 12월31일 오후 갑자기 공동모금회 사무실에 들어와 직원에게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건네고 황급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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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얼마 전 회사에서 받은 상"이라며 "갖고 있으면 그냥 써버릴 것 같아 이왕이면 더 의미있는 곳에 쓰려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또 다른 기부자는 50여만원을 직원 5명의 이름으로 쾌척하면서 "우리 부서에서 1년 동안 지각 또는 흡연 등 벌금으로 성금을 만들었다. 비록 벌금이지만 기부금 영수증으로 바꿔가니 기분이 좋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2007년에 이어 작년에도 마지막 날 오후 4시에 공동모금회를 찾은 40대 남자는 100만원을 쾌척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매년 기부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는 짧은 설명과 함께 자리를 떴다.

이밖에 2004년 3만원으로 시작해 2005년 33만원, 2006년 100만원을 냈다가 2007년에 사정이 어렵다는 편지만을 보냈던 60세의 한 기부자는 이번에 100만원을 내미는 것으로 끊어졌던 선행을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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