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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송두율·김명호…' 올 대법 선고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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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올 한 해 동안 2만7천여건의 사건을 선고했으며 그 중에는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거나 우리 생활에 밀접한 사건들이 포함돼 있다.

사회공헌기금 출연과 같은 방식의 사회봉사명령은 부당하고 외국국적 취득 후 외국에 거주하다가 북한을 방문했다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며, 제사 주재자는 상속인간 협의가 최우선인데 협의가 없으면 적서를 불문하고 장남에게 권리가 있다는 판결 등이 있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선고한 2008년 주요 사건은 다음과 같다.

◇정몽구 회장 상고심 = 대법원은 4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사회봉사명령'이 부적절해 양형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9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8천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 출연 약속 이행과 준법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 및 기고를 사회봉사명령으로 부과했다.

대법원은 "사회봉사는 500시간 내에서 시간 단위로 부과하는 근로활동으로, 금원 출연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강연과 기고도 취지가 분명치 않고 의미나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헌법이 보호하는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6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했다.

◇송두율 교수 상고심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4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4)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국인이 외국국적을 취득한 뒤 외국에 거주하다가 북한을 방문한 경우 국가보안법상 탈출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존의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송 교수가 1991년부터 1994년 3월까지 5차례 북한을 방문한 데 대해 국가보안법상 특수탈출 혐의를 적용한 원심 부분 중 대한민국 국적일 때 4번 방북한 행위는 유죄이지만 독일국적 취득 후 1차례 방북한 행위는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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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테러' 김명호 사건 = 대법원은 6월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현직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쏴 상처를 입힌 김명호(51)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확정했다.

김씨는 1991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됐지만 1996년 2월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교수지위 확인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하고 2007년 1월12일 항소마저 기각되자 같은 달 15일 저녁 항소심 재판장이던 박홍우 부장판사를 집 앞에서 석궁으로 쐈다.

대법원은 "사건이 어둠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난 점을 고려하면 석궁 발사 지점이나 거리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못해도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반면 피고인은 범행사실을 부정하지 않다 진술을 바꿨고 불리한 모든 증거나 정황을 부인하는 점 등에 비춰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짧은 치마 여성' 다리 촬영 = 교육공무원인 A(60)씨는 2007년 10월10일 오후 8시50분께 마을버스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옆에 앉아 있는 B(당시 18세)양의 다리를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A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하는 길이었고, B양은 무릎 위로 올라가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대법원은 "촬영 부위가 성적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부위인지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 입장을 고려함과 아울러 노출 정도, 촬영자 의도와 경위, 특정 신체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

◇제사 주재자의 우선순위 = 대법원은 제사 주재자를 정할 때 상속인간 협의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적서를 불문하고 장남이, 아들이 없으면 장녀가 맡는 것이라며 11월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상속인간 협의와 무관하게 적장자가 제사를 승계하던 종래 관습은 자율적인 협의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고 적서간 차별을 두는 것이어서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한 오늘날 가족제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사 제도가 아직은 부계 혈족 중심의 가계 계승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고 협의가 되지 않았을 때 적서 구분없이 장남이, 아들이 없으면 딸이 제사를 승계하는 게 정당성이 있고 예측가능성도 확보된다고 봤다.

◇파견근로자 사건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옛 파견근로자 보호법이 허용한 파견대상 업무가 아닌 업무를 맡거나 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에서 파견된 근로자도 2년 넘게 일했다면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9월 선고했다.

대법원은 "파견법상 직접고용 간주 규정은 '근로자 파견'이 있고 기간이 2년을 초과했다면 곧바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라며 "이 경우 직접 근로관계의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파견법은 2006년 12월21일 개정 이전의 법으로, 작년 7월1일부터는 위법한 파견근로자에 대해서도 2년이 지나면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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