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과 식사를 같이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모로코,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직장인들이었습니다. 나이는 30대. 모두 국내에서 1년 이상 직장 생활을 경험한 분들이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만큼 대화 대용도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저는 매우 부끄러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이날 저를 당황하게 한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모로코에서 온 분이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더군요. 한국 직장인들은 왜 출근하자마자 모여서 15분 이상 커피를 마시냐고 물었습니다. 또 5분 늦게 출근하면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습니다. 5분 일찍 출근해서 15분 동안 커피 마시는 직장인과 5분 늦게 출근하는 직장인 가운데 어느 쪽이 더욱 나쁜 자세인지 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직장인 들은 출근하자마자 커피 자판기 앞에 모여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날 밤 보았던 TV 드라마, 전날 밤 친구들과 즐겼던 술자리, 전날 밤 감상했던 영화 이야기, 대화 내용도 다양하지만 업무와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출근을 늦게 하면 큰 죄를 지은 것처럼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게 됩니다. 외국인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한국 직장인들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너무 당연히 생각하고 일종의 사교 시간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압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모로코 직장인을 이해시키기 싶지 않았습니다. 이 분의 말이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대화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으로 계속됐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직장인은 퇴근시간이 지났는데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직장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상사가 퇴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상사가 퇴근하기 까지 책상 앞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을 보고 답답하기 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부하직원이 먼저 퇴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기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상사 눈치를 보느라 퇴근을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부하직원들에게 빨리 퇴근하라고 재촉하는 상사가 인기라는 이야기 까지 들리더군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 기업에서 2년동안 직장생활을 했다는 호주인은 한국 직장에는 일명 "YES"맨이 너무 많다고 말했습니다. 상사가 말하면 무조건 "예!" "맞습니다." 심지어는 상사의 말이 틀렸더라도 무조건 "예"라고 대답을 하는 경우를 목격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예"라고 대답을 하지 않으면 벌칙이 있는지 저에게 물었습니다. 약간 당황스러운 질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런 일은 없다."고 대답은 했지만 저도 모르게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나 대화중 우리 직장인들의 부끄러운 이야기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인은 가족이 별세하면 직장 동료들이 늦은 시간까지 장례식장을 함께 지켜주고 심지어는 휴가까지 내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모습은 외국에서 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서로를 아끼고 도와주는 마음이 어느 나라보다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 마음도 좋아졌습니다. 최근 가족 한 분이 별세하면서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제 입장에서 동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대화내용은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모습이 꼭 옳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