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새해 대통령업무보고에서 결합상품 할인폭을 확대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키로 했지만 실제 얼마나 요금이 내릴 지는 미지수다. 당사자인 업체들이 방통위 계획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3사는 방통위의 새해 계획에 "원가분석을 해 봐야 실제 요금 할인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면서 "이미 방통위가 제시한 할인율 20%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인폭을 30%로 늘려봐야 요금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IPTV, 전화, 인터넷전화 등 통신상품중 몇 개를 묶어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30%까지 확대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합상품 심사 고시 등 제도적 정비를 거쳐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결합상품 할인폭 확대에 따른 최대 감면 혜택은 4천여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의 경우 결합상품과 망내할인, 청소년 할인, 문자메시지 할인 등을 포함한 통신업계의 요금인하폭이 1-3분기 6천5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가구당 평균 총 소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9%에서 올해 5.5%로 낮아졌다"면서 "내년에는 비중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시큰둥한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결합상품 할인으로만으로도 매출 및 수익 감소가 두드러진다"면서 "결합상품 할인율을 30%까지 허용하더라도 원가나 내년 경기침체에 따른 통화량 감소 등을 감안하면 할인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방통위가 업계 입장은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할인율 확대를 통보해 관련 부서가 난감해 하고 있다"며 "지금도 각종 할인으로 가입자당 매출(ARPU)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을 더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손사레를 쳤다.
오히려 방통위의 발표로 결합상품 가입을 마음먹고 있던 고객들이 내년 3월로 가입을 늦춰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업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방통위는 "해마다 각 사의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데 통신업체들마다 수천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있다"며 "통신업체들이 가입자 경쟁을 조금만 자제하더라도 충분히 요금인하가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요금인하 등 고객들의 혜택을 확대하기보다 가입자 경쟁을 통한 돈벌이에만 집착해 온 업체들이 정부의 요금인하 주장만 나오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결국 방통위와 업계의 엇갈린 시각을 감안한다면 결합상품 할인율 확대에 따른 요금인하 효과가 얼마나 될 지는 내년 3월이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