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폭탄을 투하한 27일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60년 대립사(史)에서 1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공군의 전투기 60대가 이날 하루 가자지구의 주요 보안시설물에 쏟아부은 100t의 폭탄에 2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고, 700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폭탄이 투하된 가자지구의 주요 시설물 40여 곳에서 피어오른 검고 짙은 연기는 하늘을 뒤덮었고, 피폭 시설물은 폭삭 주저앉아 말 그대로 잿더미로 변했다. 가자지구를 흔든 폭음에 시내 건물의 유리창은 거의 다 깨져버렸다.
하마스의 보안시설물들 주변 도로는 화염에 그을리고 으깨지고 피로 범벅이 된 시체들이 즐비하다고 AFP 통신이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구급차와 차량은 쉴 새 없이 부상자들을 시내의 알-샤파 병원으로 태워 날랐고, 병원 응급실은 피폭 환자들의 비명으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영안실은 이미 시신들로 가득 찬 상태여서 응급실과 복도에 시신들이 쌓여 있는 실정이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하마스의 경찰본부였다. 이곳에서는 때마침 졸업식이 열리고 있어 인명피해가 더욱 컸다.
병원 측은 "사망자의 다수가 하마스 소속원들"이라면서 "하지만, 일반 시민도 적지 않게 희생됐다"고 말했다.
희생된 민간인들은 하마스의 보안 시설물 주변을 걸어가다가 변을 당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여성도 15명이나 포함됐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폭탄이 투하된 건물에서 날아온 먼지를 머리와 얼굴에 온통 뒤집어 쓴 주민 사이드 마스리(57)는 "내 아들이 갔다, 내 아들이 갔어"라며 하염없이 통곡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상점 주인인 마스리는 이스라엘이 공습하기 몇 분 전에 9살 난 아들에게 담배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공습 후 아무리 찾아도 아들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망연자실했다.
가자지구의 병원들은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고 몰려든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많은 시신이 신원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상태여서 유족들을 찾아주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두 차례 큰 공습이 휩쓸고 간 뒤 가자지구에는 밤이 찾아왔으나 상공에는 이스라엘 전투기의 굉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