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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 교차…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1년'

환호속 고향 안착 후 왕성한 활동…형 구속으로 '칩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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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1년여 동안 친환경 농법 운동에 나서고 시간을 정해 사저를 찾는 방문객들과 소탈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형 건평 씨가 세종증권 비리에 연루돼 결국 구속된뒤 가장 가까운 가족을 '권력형 비리'에 들지 못하게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요즘 대외 행사를 자제하는 등 사실상의 '칩거'에 들어가는 등 퇴임 초기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여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 환호속 퇴임 대통령 사상 첫 고향 안착 = 지난 2월25일 서울에서 퇴임식을 가진 직후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돌아온 노 전 대통령은 1만명이 넘는 환영인파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고향에 안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에 대한 환영열기가 생각보다 뜨거운 데 놀란 듯 행사 내내 감격한 모습이었으며 47분간의 연설을 통해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군중을 향해 수차례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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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은 그날 연설에서 "지난 5년간 대통령직을 좀 잘했으면 어떻고 못했으면 어떻냐"며 "그냥 열심히 했으니 이쁘게 봐 달라"고 말하고 연설 말미에 "야~ 기분좋다"고 말해 사상 처음 귀향한 퇴임 대통령을 보는 국민들의 관심에 화답했다.

◇ 친환경 행보..분주한 일정 소화 = 노 전 대통령은 귀향한 직후인 지난 3월부터 봉하마을 주변 하천에서 직접 쓰레기를 줍고 화포천에 대한 환경정화활동을 벌이면서 봉하마을의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주민들이 작목반을 구성해 재배한 '노무현표 봉하오리쌀'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불티나게 팔려 봉하마을이 친환경재배를 통한 주민소득 증대의 모델이 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귀향이 가져온 큰 성과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진주시 집현면의 우수 조림지를 견학한 것을 시작으로 진주 산림박물관 방문, 함평 나비축제 견학, 김해 장군차밭을 견학한데 이어 지난 여름 휴가때는 강원도 전역을 돌아보며 봉하마을을 '살기좋은 농촌'으로 만들기 위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 같은 활동 영향으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의 대표적 '관광자원'이 됐고 실제로 봉하마을은 하루 평균 7천~8천명이 방문할 정도로 김해의 최고 관광지로 떠올랐다.

◇ 기록물 유출.토론사이트 개설 등 '논란' 휩싸여 =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잇따른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귀향 4개월여만에 불거진 국가기록물 유출 논란으로 인해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이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야 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측이 경기도 성남의 국가기록원 산하 대통령기록관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반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아직까지 사건은 진행중이다.

또 여권에서 '사이버 상왕정치'라고 비판한 토론사이트 '민주주의 2.0 개설', 노 전 대통령의 사저 공시가격 논란 등 각종 정치적 이슈가 제기되면서 봉하마을은 계속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이 때문에 계속 언론의 관심권에 포함돼 있었다.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정기총회를 비롯해 8월에는 민주당 경남도당의 전진대회, 10월에는 귀향이후 처음으로 상경해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정치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대외활동도 활발히 벌여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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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거침없이 쏟아내 여당 등 일부 정치권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 형 비리 구속으로 활동 크게 위축 = 그러나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첫해 마지막을 사실상 '칩거'라고 할만큼 대외활동을 극도로 자제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친형인 건평 씨와 자신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돼 각각 지난 4일과 12일 구속된 여파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유족들이 노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이때문에 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을 마지막으로 방문객들의 인사시간을 없애고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있으며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과 민주주의 2.0에도 '출현'하지 않고 있다.

이때문인지 최근 봉하마을 방문객 수는 하루 4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거의 사저에서만 머무른채 독서를 하거나 집필활동에 대비한 자료정리 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형님(건평 씨)의 상황이 진행중이고 계속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은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그러나 세상과 벽을 쌓는 칩거 수준은 아니며 손님을 맞이하고 봉화산 등산을 하는 등의 일상적인 생활을 하며 조용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 전 대통령의 '조용한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내년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귀향 초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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