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 내에서 내년초 '여권 개편론'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집권 2년차를 맞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하는 등 국정운영에 가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청와대 및 내각 개편도 '속도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 되는 내년 2월말 이전에는 여권 재편작업이 불가피하다는 게 당.정.청의 공통된 인식"이라면서 "문제는 시기와 폭"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권 일각에서는 '개각 임박설'이 나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당장 다음달초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준표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지속적으로 여권 개편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여 이미 인사검증 등 후임 인선을 위한 실무작업을 상당부분 진행한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분석은 최근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초 내년 1월 중순까지 진행키로 했던 정부부처의 새해 업무보고를 이달말까지 마치기로 한데 이어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도 내달 2일로 예정되면서 이같은 '속도전'이 개각을 앞둔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를 시작으로 정부부처 1급 간부들이 잇따라 집단 사표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사안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내년 1년밖에 없으며, 결국 이 대통령으로서는 싫든 좋든 내년초 집권 2년차의 새 그림을 짜야 한다는 인식을 기저에 깔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기 여권개편론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장고'를 거듭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로 미뤄 이번에도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다수 시각이다.
또 미증유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국력을 총집중해야 할 시기에 조기 개각을 단행했을 경우 새해초부터 벌어질 정쟁과 혼란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불가피한 고민이다. 청와대가 조기개각설을 일관되게 부인하면서 내놓고 있는 '전쟁중에 장수를 갈아치울 수 없다'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최근 여야간 극단적 대치를 보이고 있는 국회상황으로 미뤄 다음달초 개각을 단행했을 경우 인사청문회 등 후속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조기 개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 연말연초 정부부처 고위직 인사와 맞물려 다음달초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예상되면서 '선(先) 청와대-후(後) 내각 개편론'이 나오고 있어 개각은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각의 시기와 함께 교체 폭과 대상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시한 '경제팀'이 최우선 교체대상이며, 특히 강 장관의 경우 연말교체설까지 나돌고 있는 반면 경제상황을 감안해 경제팀은 후순위에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9월초 '연말 여권 전면개편설'이 제기됐으나 약 4개월 지난 현재 얼마나 허무맹랑한 관측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면서 "이 대통령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만큼 '흔들기'를 중단하고 결단을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