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상습적인 공시 위반과 횡령·배임 등 부실, 불성실 상장법인에 대한 퇴출이 강화된다.
또 무액면 주식(액면가 0원)과 주주총회 전자투표제, 전자증권제도 등이 도입되고 자본금제도가 폐지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9년 달라지는 증시제도'를 발표했다.
◇ 상장폐지 실질심사 도입 = 증권선물거래소는 내년 2월부터 문제가 있는 상장법인들에 대한 퇴출 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를 도입한다.
상장사가 공시의무 또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거나 횡령, 배임 혐의 등이 발생했을 때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유지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 거래소 담당임원과 변호사, 회계사, 학계 등 각계인사들이 참여하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가 구성된다.
실질심사에서 상장 유지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된 후 이의제기가 없으면 해당 법인에 대한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그러나 해당 법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거래소 상장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정기보고서 미제출, 부도발생, 자본잠식 등 기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상장사는 실질심사제 도입과 상관없이 기존의 절차를 거쳐 상장이 폐지된다.
◇무액면주식.전자투표.전자증권 도입, 최저자본금제 폐지 =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액면가 '0원'인 주식이 탄생한다.
회사의 선택에 따라 모든 주식을 액면주식 또는 무액면 주식으로 발행하거나 기존 액면주식을 모두 무액면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된다.
신주발행 시 발행가가 액면가와는 무관하게 실질 가치에 따라 정해지고 있고, 유상증자 때 시장 악화나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액면가 이하로 발행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나 법원의 인가를 거쳐야 해 기업들의 자본조달에 액면가 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거래소는 무액면주식 도입으로 원활한 자금조달과 자본감소.합병.분할 등 구조조정이나 자본운용의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별 기업의 IT 인프라 정도에 따라 주총 의결권을 인터넷을 통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투표제가 도입된다.
주식이나 채권을 실물로 발행하는 대신 전자등록기관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권리의 양도나 담보설정, 권리행사가 가능하도록 한 전자등록제도도 도입된다. 일종의 전자증권인 셈이다.
그러나 주식회사 설립의 남발을 막고자 도입했던 현행 5천만원의 최저 자본금제는 폐지한다. 회사의 신용도는 재무상태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채권자 보호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의 이사가 연봉의 6배(사외이사는 3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이사 책임감경한도'도 신설된다.
◇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 내년 2월4일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된다. 이로써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자본시장 관련업종 간 겸영이 허용되는 등 자통법 시대가 개막된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증권.파생상품), 금융투자업(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집합투자업.투자일임업.투자자문업.신탁업), 고객(전문투자자, 일반투자자)을 기준으로 금융기능이 분류되고, 동일한 금융기능에 대해서는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또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한국거래소'로, 증권예탁결제원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명칭이 바뀌고, 기존 증권업협회와 선물협회, 자산운용협회를 통합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공식 출범한다.
◇코스닥시장 관리종목 매매방식 개선 = 코스닥시장 관리종목의 매매체결 방식이 '연속매매' 방식에서 '주기적 단일가 매매방식'으로 변경된다. 현재는 코스닥 관리종목이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체결됐지만 내년부터는 호가를 받아 30분마다 단일가로 매매된다.
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주가가 급변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 중 일부는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 일시적 증자나 자원개발 등 호재성 재료로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 관리종목의 매매방식을 바꿔 관리종목의 이상 급변동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파생상품시장 국제화 가속 = 코스피200선물과 코스피200옵션에 대한 해외 연계 거래가 시행된다. 코스피200선물에 대한 매매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의 24시간 전자거래시스템인 글로벡스에서 이뤄진다. 지난 9월 CME그룹과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을 개설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청산과 결제는 거래소가 담당한다.
독일과 스위스 합작 파생상품거래소인 유럽선물거래소(Eurex.유렉스)와 코스피200옵션 연계거래 계약에 따라 코스피200 옵션거래를 위한 야간시장이 개설된다.
◇증권거래세 및 양도소득세 납부시기 통일 = 증권거래세법 개정을 통해 장외에서 주권 등을 매매하는 경우 주권 등의 양도자는 매매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증권거래세를 신고, 납부하도록 했던 것을 앞으로 매매일이 속한 분기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신고, 납부토록 했다. 주식거래에 따른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납부 기한이 달라 불편을 겪었던 납세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