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브러더스의 은행원을 뭐라고 부르나 ?' '은행원과 피자의 차이점은 ?'
이 두 질문에 대한 정답은 각각 '웨이터'와 '피자는 가족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경제위기가 지속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금융시스템 등의 문제점을 비꼬는 유머가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24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판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풍자가들은 경제위기가 닥치기 수년 전부터 금융시스템이나 자본주의 약점을 유머를 통해 비꼬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가장 유명한 풍자잡지인 '타이타닉'의 레오 피셔 편집장은 리먼 브러더스가 9월 파산하기 전인 4월부터 휴지가 된 스톡 옵션, 자살 충동에 빠진 은행원, 훔칠 것이 없어진 은행털이 등을 풍자하는 유머를 게재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2006년부터 자본주의 시스템을 미친개로 그리면서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시사해 왔다고 강조했다.
타이타닉의 2009년 1월호 역시 표지에 히틀러 초상을 싣고 "우리는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야 하나?"라는 제목을 내거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코믹 아트 박물관의 아킴 프렌츠 관장은 독일 유머 작가들이 경제위기의 규모가 예상외로 컸다는 데만 놀랐을 뿐이라며 위기를 이미 간파하고 있었음을 내비쳤다.
독일인도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장해 온 프렌츠 관장은 풍자가들이야말로 시대변화에 가장 앞서 있어야 한다며 "유머작가의 직업이란 상처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아프게 한 뒤 '이게 앞으로 문제가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만평을 게재해 온 유명 유머 작가 아킴 그레서는 자신의 스타일이 기본적으로 비관적이라면서 "이 때문에 우리가 이미 모든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한다"고 다소 조심스런 주장을 내놨다.
일례로 2001년에 게재된 카툰을 들 수 있는데 이 만평은 아버지가 은행원이 되려는 아들을 호되게 꾸짖는 그림과 함께 이는 "적절한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달 '그레서 앤 렌츠'는 프랑크푸르트 코믹 아트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전시회의 제목은 '만세, 위기는 끝났다'로 정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