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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을 행복하게 해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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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계는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났습니다. 지난해보다 개봉작 수도 줄었고 내년에는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국영화는 지난해 150여편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는 독립영화, 창고영화까지 포함해도 개봉작은 110여편에 불과하군요. 그래도 국내외 영화들 가운데 짜릿한 자극이나 재미를 준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화제작이거나 베스트로 뽑을만한 영화 가운데 놓친 영화들도 많았는데 제가 본 영화 가운데 '의미'보다는 '재미'있게 본 영화들 위주로 추려 보았습니다. 입맛 차이에 따라 어떤 사람에겐 명품음식이 또 다른 사람에겐 혐오음식이 될 수 있듯이 개인적인 취향으로 뽑아보는 것이니 널리 양해 바라고, 여러분들도 한해를 정리하며 자신만의 베스트 영화 한번 뽑아보시죠. 외국 영화는 뽑기가 수월했는데 한국영화는 다소 어렵더군요.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많이 딸렸던 한해 같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푸짐하고 재미있는 영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뽑아놓고 보니 외국영화로는 공포, 스릴러와 애니메이션이 많이 들어갔네요. 어둡거나 유치하거나......-.-)

*한국영화 베스트 10*

[추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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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독기와 김윤석, 하정우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4885! 너지?"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은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더불어 올 한국영화계가 발견한 최고의 신인 감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공효진이 아니었다면 보여줄 수 없는 4차원 외톨이 연기가 당황스럽다가 재미있다가 살짝 연민까지 느끼게 만들었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때보다 더 힘들어진 요즘 시기에 다시 보면 더 좋을 듯 합니다. 

[다찌마와 리]

60년대 만주웨스턴을 포함한 한국영화 역사와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애정을 깔고 한판 재미있게 놀아본 영화였죠. 저는 이렇게 지극히 '쌈마이'스러운 액션 코미디가 좋습니다.

[우린 액션배우다]

독특한 형식의 내레이션과 다큐멘터리면서도 극영화 못지않은 구성의 묘미를 갖추었죠.

[고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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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 장면의 넘치는 에너지와 주파수가 딱! 맞았습니다.

[멋진 하루]

 [여자 정혜]나 [러브 토크]와 같은 섬세한 결을 유지하면서 훨씬 풍부한 잔재미를 갖추었고 하정우가 맘껏 활개를 펼 수 있도록 받쳐주는 전도연의 능숙한 연기도 일품이었죠. 두 손에 상쾌함이라는 선물을 받아들고 흥겨운 마음으로 극장 문을 나섰습니다.

[영화는 영화다]

김기덕 감독스러운 에너지는 그대로 갖춘채 대중속으로 눈높이를 낮춘 장훈 감독의 진화한 스타일이 좋았습니다. 소지섭, 강지환의 뻘밭 격투씬도 명장면이지요. 

[과속스캔들]

자기가 하고싶은 얘기가 아니라 많은 관객들이 보고싶어하는 영화라는 대중성을 목표로하는 '상업영화'의 귀감이 될 만하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하고 그런 화면을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가 눈물겨웠습니다. 

*외국영화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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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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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장르를 이렇게 탁월하게 명품 영화로 변주해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초능력자가 아닐까 할 정도로 놀랐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질 정도로 노곤함을 느꼈습니다.  선과 악 이중성이라는 인간 본성을 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집요한 묘사는 고전 문학이 다뤘던 주제 이상의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되고 바로 거기에서 오싹할 정도의 피로를 느꼈는데 이런 체험은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의 명연기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군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와 얼굴만 보고도 치를 떨게 만드는 절대악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하비에르 바르뎀의 명연기가 일품이고 코맥 맥카시의 드라이한 문체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며 서스펜스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주노]

속사포처럼 수다를 쏟아내며 다 큰 어른인 척 하지만 순수함을 간직하고, 큰 일 치르며 성장해가는 깜찍한 주노의 생생한 묘사가 일품이었죠.

[렛미인]

북유럽의 추운 날씨처럼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뱀파이어 이야기로 의외의 발견이라는 맛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매직아워]

얼기설기 엉키기 쉬운 복잡한 상황과 여러 인물들의 관계를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가며 웃음을 줄 수 있다는 능력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벼랑위의 포뇨]

영화 시작 5분여 만에 완전히 무장해제 시키며 동심의 눈높이로 끌어내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할아버지의 신통술.

[월.E]

대량소비사회에 대한 문명비판을 살짝 얹어주며 생명없는 로봇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어  보여주는 지고지순한 사랑이 콧등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쿵푸팬더]

드림웍스가 픽사를 누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였죠.

[장강7호]

시치미 뚝 떼고 뻔뻔하게 마구 웃겨주는 주성치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죠.

[지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간의 교만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깨우쳐주는 명품 다큐멘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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