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신규 일자리수가 계속 줄어 5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고용한파 속에 특히 젊은 층의 일자리 감소세가 심각하지만 상황을 반전할 이렇다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산업활력은 계속 떨어져 앞으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신규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젊은 층 일자리 감소세
11월 고용통계의 가장 큰 특징은 30대 이하 젊은 층의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취업자 수는 10대인 15∼19세가 전년동월대비 4만8천명이 줄고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20∼29세는 13만3천명, 의욕적으로 일을 할 30∼39세는 13만2천명이 각각 감소했다.
이에 비해 40대 이상은 모두 늘어 40∼49세는 7만5천명, 50∼59세는 22만6천명, 60세 이상은 8만9천명이 각각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전통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음식숙박업이 7만9천명이나 줄어 최근의 극심한 불경기를 반영했고 금융위기 여파를 반영, 전기.운수.통신.금융업도 4만7천명이 감소했다. 건설경기도 부진해 건설업에서도 2만9천명이 줄었다.
이에 비해 농림어업은 4만7천명 늘었는데 이는 올해 이상고온으로 추수가 늦어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인력수요가 11월로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도 23만8천명이나 늘었다.
취업시간대별로는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275만8천명으로 작년 동월대비 24만7천명(9.8%)이나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천84만1천명으로 16만6천명이 감소했다.
18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0만8천명, 36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41만7천명이나 됐다.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3.1%로 크게 늘지 않는 것은 늘어나는 인구 대부분이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월대비 35만6천명(2.4%)가 증가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8%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0.4%포인트 내려갔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12만5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5천명(24.6%)이나 늘었고 취업준비자는 55만2천명으로 1만9천명(3.2%) 줄었다. '그냥 쉬었음'은 132만7천명으로 8만명(6.4%) 늘었다.
◇ 실물경제 위기가 일자리 씨말려
이처럼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친 것은 지난 9월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주요 경제 지표에 마이너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일부 기업이나 업종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있다.
10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 감소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소비재판매도 3.7% 줄면서 5년여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11월 수출은 18.3%나 감소했다.
10월 건설 수주도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23.9% 급감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 8월부터 16개월째 감소했다.
전년 동월비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째 동반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의 한 가운데 들어와 있음을 보여줬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황은 기업들로 하여금 신규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15~29세 구간은 취업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청년 실업이 심각한 수준이다.
고용에 앞장서야 할 공공부문에서도 신규 채용은 찾아보기 힘들고 경영 효율을 높이려는 감원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 전문가들 "고용 마이너스 반전 가능성"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경기 침체 초입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자리 둔화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전망이 워낙 불투명해 희망을 찾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속도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할 경우 내년 상반기엔 일자리가 아예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 김용성 연구위원은 "11월 고용동향은 좀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며 "내려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이지만 그 기울기가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금융 쪽에서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봐서 실업이 금융부문에서 실물로 곧 전이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업은 내년 1분기에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정도에 머물면 고용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성장률이 낮아질 때마다 취업자 증가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성장률 2% 선이 취업자 증가율이 제로(0)가 되는 변곡점이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지금은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률이 2∼2.5% 정도면 고용이 거의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KDI 김 연구위원은 "고용은 경기의 기본 체력에 서서히 상호 작용하면서 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재정을 투입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