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조그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물류 창고의 난립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조례를 개정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올해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냉동창고 화재참사에 이어 지난 5일 7명이 숨진 물류창고 화재가 일어난 경기도 이천시의 한 공무원은 8일 "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이천시는 지난 1월 말 냉동창고 화재 뒤 대형 물류창고가 난립하는 것을 막기위해 '이천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물류창고 같은 시설이 고용창출과 세수입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 이런 비제조시설의 입지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 조례개정 추진의 이유였지만 물류창고가 많은 이천에서 더 이상 똑같은 대형참사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가 깔렸었다.
이천시는 관내에 있는 건축연면적 500㎡ 이상 대형 물류창고 95곳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비교.분석한 뒤 국토계획법 등 상위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례개정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조례개정작업은 곧 중단되고 말았다.
'이천시 도시계획조례'의 상위법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이 '관리지역'에서는 제조 및 생산용 창고나 일반 물류창고를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법에서 물류창고를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천시가 무슨 권한으로 조례를 개정해 못 짓게 하느냐'고 따진다면 우린 아무 할 말이 없게 된다"며 "건축법이나 소방법 등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물류창고의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시는 조례개정을 하지 못하게 된 대신 물류창고의 건립 억제 등을 위해 상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 건축과와 재난안전관리과가 합동으로 관내 물류센터에 대한 안전점검 및 조사를 벌여 물류센터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