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차기 행정부의 보훈부 장관에 내정된 에릭 신세키(66) 전 육군 참모총장은 군의 각종 현안을 놓고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 `맞짱'을 떴던 아시아계 첫 4성장군 출신.
지금까지 오바마 당선인이 발표한 8명의 각료내정자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계(일본)여서 차기 미 내각의 인종적 다양성에 한 몫을 보태게 됐다.
신세키는 일본제국주의가 진주만을 공격한 지 67년이 되는 날인 7일 자신과 같은 하와이 태생인 오바마 당선인에 의해 보훈장관에 지명을 받게 된다.
베트남전에서 지뢰를 밟아 발을 다친 그는 예비역 군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제대로 헤아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이라크전 개전을 앞두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전쟁 종료 후 이라크의 안정을 위해서는 수 십만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으로부터 "틀려도 한참 틀렸다"는 말을 듣고 4개월 뒤 군복을 벗었다.
그의 퇴임식에는 `민간인' 군 수뇌부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신세키 죽이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신세키는 퇴임사에서 "우리는 10개 사단병력을 갖고 12개 사단을 필요로 하는 전략을 짜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우리 전력이 지탱할 수 있는 임무량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신세키의 주장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7년 초 이라크에 대한 미군병력 증파(surge)를 결정하면서 뒤늦게 옳은 판단이었음이 입증됐다. 오바마 당선인도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과의 대담에서 신세키의 주장을 지지했다.
신세키과 럼즈펠드의 갈등은 미 육군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했던 크루세이더 자주포 사업에서도 불거졌다. 럼즈펠드는 이 사업이 냉전시대에는 효과적일지는 모르지만 기동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21세기 육군에는 맞지 않는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신세키는 1965년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듀크대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6월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육군참모총장에 취임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