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5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등 위반으로 해임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 정부의 인사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공개하면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문화부 조창희 감사관은 "11월에 내부자 고발이 있었고 문화예술위 전현직 위원들의 감사 요청도 있어 11월26일부터 12월1일까지 특별조사를 벌였다"며 "기금 운용 규정 위반 등 사실이 적발돼 김 위원장을 이날로 해임하고 관련 직원들에 대해서도 문화예술위 자체의 징계처분을 지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별조사 결과, 문화예술위는 국가재정법 및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기금을 예탁할 수 없도록 돼있는 C등급의 금융기관 5개사에 700억원을 예탁, 101억3천만원의 평가손실을 내는 등 기금을 부적절하게 운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중 김 위원장 재임 중 2건, 200억원 규모의 부적절한 위탁으로 발생한 평가손실이 54억4천700만원에 달했다.
메릴린치증권 등에 기금을 위탁해 평가손실이 발생한 문제는 지난 9월 국회에서도 지적됐던 사안이다.
또 전시공간 제공 목적으로 받은 방송발전기금 10억원 중 3억원을 작가 레지던스 공간 확보를 이유로 일반 주거시설을 구입한데다 이용률도 연간 10%로 극히 낮았으며,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의 '프로젝트형 카페'를 운영할 사업자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부의 김 위원장 해임 조치는 기관장 및 상임이사가 직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게을리 한 경우 주무부처 장관이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장에서 해임된 김윤수 씨와 함께 지난 3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은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면서 사퇴 대상자로 직접 거론했던 기관장이다.
조 감사관은 이번 특별조사와 관련, "정치적인 압력은 없었다"며 "향후 기금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부의 처사는 올바르지 않고 단순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법적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금운용 문제는 올해 3월 감사원이 감사를 벌여 절대평가에 의해 A, B, C 3등급을 분류하는 금융기관 산정기준을 상대평가 방식으로 고치라고 지적한 뒤 아직 공식적으로 결과 통보도 하지 않은 문제라며 기준 개정을 앞둔 위원회가 규정을 어기며 투자한 것은 아닐뿐더러 메릴린치의 경우 판매 창구일뿐이지 실제 해당 상품의 운용은 다른 외국계 회사가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9월9일 문화부의 과장이 청와대에서 뽑은 인적자료와 함께 한나라당 당원 2명의 이력서를 들고와 뉴서울골프장의 감사와 전무로 뽑아줄 것을 청탁했지만 이를 거부해 현재 해당 자리는 공석으로 있다"고 밝힌 뒤 "자기들이 이러면서 어떻게 코드인사를 운운할 수 있나"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한편 문화예술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미술평론가 출신의 오광수 위원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결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