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야심 차게 발표한 2천억 유로(약 37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회원국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책이 과연 제대로 시행돼 침체에 빠진 유럽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회원국 사이의 이견이 가장 두드러지게 노출되는 사안은 소비 촉진을 위한 부가가치세(VAT) 세율 인하.
집행위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검토 과정에서부터 독일과 프랑스가 앞장서 VAT 세율 인하를 강하게 반대했는데 여전히 영국을 제외하고는 26개 회원국이 VAT 세율 인하에 반대하거나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오는 11~12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2일 개최된 경제·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러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이미 선제적으로 VAT 세율을 인하한 영국만 '외톨이' 신세로 전락했다.
EU 이사회 순회의장국 대표로 회의를 주재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다른 이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합의가 도출됐지만 VAT 세율 인하와 관련해서는 "이견을 보인다는 데 합의했다"고 실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재무장관 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1일 VAT 세율 인하가 "소비 촉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라고 역시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
회원국들은 이와 함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등 자국의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일괄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액수를 경기부양에 투입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형편이다.
특히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은 이미 발표한 31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 이외에 추가로 재정지출을 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는데 이는 GDP의 1.25% 수준으로 1.5%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27개 회원국 경제·재무장관들은 부실 은행에 대한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통상적' 보조금 지급으로 보고 제약을 가하려는 집행위의 정책과 관련, 비상 상황인 만큼 정책에 융통성을 발휘할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