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자로 8년간 몸담아 온 호주 최대 항공사 콴타스항공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제프 딕슨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치욕'을 당했다.
상당수의 주주들이 그의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임원보수 한도에 제한을 가하자며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퀸즐랜드주 주도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총에서 40%가 넘는 주주들은 딕슨이 받게 되는 올해 1천200만호주달러(115억원상당)의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이를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주주는 "마구잡이식인 콴타스항공 임원들의 보수가 지나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영난으로 3만5천명의 콴타스항공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된 마당에 이같은 보수지급은 즉시 중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주는 "세계 최고 기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 CEO가 받는 보수는 불과 100만호주달러(9억6천만원상당)"라며 콴타스항공 임원들의 과다한 보수에 제약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콴타스항공 임원들이 직원 임금 인상률을 연 3%이내로 묶어놓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막대한 보수를 챙겨가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레이 클리포드 콴타스항공 회장은 의외로 거센 주주들의 반발에 대해 해명을 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고 언론들이 30일 전했다.
그는 "딕슨과 새 CEO 앨런 조이스가 받는 보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그다지 많은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유능한 경영인을 초빙하려면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딕슨은 예정대로 엄청난 보수를 챙기고 콴타스항공 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지만 그의 퇴임날 열린 이날 주총의 치욕은 쉽게 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서 기업규제 연구 전문기업 리스크메트릭스는 콴타스항공 주주들에게 주총 때 임원진의 보수에 반대할 것을 요청했다.
리스크메트릭스는 "딕슨의 보수는 세계 항공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콴타스항공은 경영실적 면에서 세계 최고가 아니다"며 "콴타스항공 경영진들은 사상 유례없는 주가 폭락에 따라 고통받고 있는 주주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주들 가운데 5분의 2는 이사회가 새 이사로 선임한 바버라 워드에 대해 "그가 파산 기업 앨코파이낸스그룹과 관련돼 있는 인사"라며 "적절치 않은 인선"이라고 반발했다.
주주들이 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낸 일은 재계에서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