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영화 10편 가운데 달랑 [커넥트]와 [소년, 소년을 만나다] 밖에 보지 못했네요.
[커넥트]는 할리우드 영화 [셀룰러]의 리메이크인데 [폰 부스]로 유명한 레리 코엔의 시나리오에 킴 베신저가 주연했다던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남동생이 입수한 어떤 물건 때문에 똑똑한 공학 디자이너 여자가 괴한에게 납치되고 홀로 키우는 딸까지 유괴됩니다. 여자는 부서진 전화기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전화를 받은 평범한 남자가 도와주게 되면서 오지랖 넓은 죄를 두고두고 한탄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대충 줄거리만 보자면 잘 만들면 아주 흥미진진한 영화가 될 것 같은데 영화는 무난한 편이지만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홍콩영화로는 많은 편인 100억원대의 제작비를 들여 규모 큰 액션 장면을 많이 집어넣었지만, 끊을때 끊는 과감함이 없이 넓은 장소에 주요 인물들이 다 모여 손 흔들고 악수하고 포옹하는 모습까지 굳이 보여주는 친절이 부담스럽더군요.
액션 장면에서는 새로운 시도도 몇개 보이지만 전체적인 밀도는 떨어지는 느낌인데 가장 큰 단점은 악역의 캐릭터 구축입니니다. 피해자 주인공이 바들바들 떨고 관객도 "저 나쁜 놈~!"하면서 두 주먹을 꽉 쥐며 공분하기에는 너무 어설픈 악역입니다. 치밀하지도 못하고 뒷감당 못할 일이나 저지르고 궁지에 몰리면 소리나 질러대는... 밑에 사람들 피곤하게 하고 보는 사람 짜증나게 하는 보스 스타일이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좋은 무난한 영화이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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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안 본 영화 소개하는 신공(?)을...
[바시르와 왈츠를]은 올해 부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였던 이스라엘 애니메이션인데요. 80년대초 레바논 전쟁에 파병되어 참혹한 학살극을 목격했던 감독이 기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여기저기 좋은 평가 일색이더군요.
[눈먼 자들의 도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 극찬과 별로라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맥스 페인]은 마크 월버그 주연의 액션 스릴러로 동명의 컴퓨터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별로라는 입소문이 대세입니다.
[추적]은 주드 로와 마이클 케인, 신구 배우가 연기대결을 벌이는데 1970년대 초 만들어졌던 연극에서 출발해 [발자국]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던 것을 리메이크 했는데 [추적]에서 주드 로가 맡았던 역을 바로바로 마이클 케인이 맡았었다는 기구한 인연이 눈에 띄네요.
[동백아가씨]는 소록도에 사는 한센인들을 주인공으로 해 사회의 잘못된 인식으로 고통받았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커밍아웃한 청년필름이라는 제작사의 김조광수 대표가 메가폰을 잡고 연출에 도전한 13분 분량의 밝고 명랑한 단편영화로 20여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과 함께 상영된다고 합니다.
[해피 고 럭키]와 [미후네]는.....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년만에 재개봉되는 아아~ [영웅본색2]입니다. 홍콩영화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당시 서울 개봉관에서만 26만명을 불러모으는 초대박을 터뜨리고 너도나도 코트자락 휘날리며 성냥개비를 씹거나 일회용 라이터 불 입으로 빨아들이기 등 주윤발 흉내내기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었죠.
당시 학업에 열중하느라(?) 정신 없었던 대학생이었던 저는 뒤늦게 소문을 듣고 과천의 재개봉관을 물어물어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찾아가 혼자 봤었드랬죠. 보고나서 저도 성냥개비 질겅질겅 씹다가 이빨 벌어진다는 어머니의 타박을 받는 등 한동안 후유증을 앓아야 했었답니다. 온몸이 총알로 벌집구멍이 나도 할말 다하고, 수십 수백발 쏘아대는 대도 신기하게 탄창 한번 갈지 않아도 되는 '쏴도 쏴도 또 쏠 수 있어 총'이 등장하는 등 말도 안되는 장면이 수두룩 하지만 코트자락 휘날리는 주윤발은 멋있었고 야리야리한 젊은 날 장국영이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이제 막 아기를 낳은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하고 죽어가는 장면은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기억될 만 합니다.
서울 드림시네마와 허리우드 클래식에서 개봉하는데 영화 속 주윤발처럼 롱코트에 선글래스 쓰고 성냥개비 물고 매표소에 나타나면 영화를 공짜로 보여주는 이벤트를 벌인다고 하는데 이번 토요일(22일) 저녁에 열혈 팬들이 모인다고 하네요.
재개봉을 기획한 김은주 대표에게 물어보니 지난 8월 [영웅본색1]을 개봉했을때도 같은 이벤트를 했었는데 몇분이 참여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 뜨거운 여름이라는 날씨를 고려하지 않은 이벤트라 무척 힘들다.'는 하소연을 듣고 제철 옷차림으로 도전 가능한
겨울이라서 또 실행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