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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물 구조조정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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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빨간 물이 들고 있다.

지난 3분기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60%가 줄었고, 적자전환 상장기업은 85개가 늘어 149개가 됐다.

이제 상장기업의 4분의1 26%가 적자기업이다.

코스닥 기업들은 지난해 3분기 6천2백억 원 흑자에서 올 3분기 6천5백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분의1은 투기등급의 회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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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부진에 환차손에 자금난에 그야말로 기업들은 사면초가다.

금융위기와 함께 실물경기침체가 몰아닥치면서 기업들은 기댈 곳이 하나도 없는 형국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던 기업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온도차에 기업들은 얼어 죽을 지경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채권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하니 기업들은 이들이 야속하기 이를 데 없다.

자금지원을 약속해놓고 상황이 변하니까 자금지원을 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조금만 더 지원을 해주면 회사가 잘 나갈 수도 있을 텐데, 해가 쨍쨍 날 때 우산과 나막신을 주더니 비나 오니까 우산과 나막신을 빼앗는 꼴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채권은행이나 금융당국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건설업계에 이어 저축은행, 중소조선업체로 구조조정을 확대해 나간다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움직임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면서도 채무자들에게 끌려 다닌다는 말까지 나온다.

건설업계에 대한 대주단 가입시간을 당초 17일에서 23일로 연장하더니 이제는 아예 시한도 정하지 않고 필요할 때 오란다.

대주단 가입대상도 회생 가능한 100대 기업에서 아예 모든 건설사들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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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지난 4월부터 추진한 건설업계의 대주단 가입 실적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자기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아픔을 감수하면서 구조조정을 하려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해줘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도 10대 기업은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벌기업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조선업계의 상황은 마구잡이로 집을 지어놓고 팔리지 않자 자금난에 봉착한 건설업계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미 수주물량을 몇 년 치 쌓아놓고 채권단이 자금지원만 하면 배를 지을 수 있는 데, 채권단이 이른바 RG(선수금환급보증)을 끊어 버리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업금융구조개선단을 만들어 구조조정을 모든 업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식의 구조조정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오히려 위기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제 우리 경제는 본격적인 위기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엄정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는 금융당국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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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BS 보도국 경제부의 수석 차장으로 현재 정책.금융팀을 이끌고 있는 김용철 기자는 1991년부터 현장에서 활약한 최고참급 기자입니다. 경제 분야의 오랜 취재경험과 폭넓은 인맥으로 전문성을 자랑하는 김 기자는 지난 2005년에는 시사고발프로 '뉴스추적'에서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도피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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