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시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반면 주가나 금리는 비슷하거나 낮은 변동성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외환시장이 국내 금융불안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은 16일 `국내 금융시장, 대외 충격에 유독 취약한가'라는 보고서에서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글로벌인덱스에 포함된 47개국 등 총 51개국을 대상으로 주가와 환율, 금리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작년 초보다 38.9% 올라 비교 대상인 37개 통화(유로화 11개국 포함) 중 아이슬란드의 크로나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일부 동유럽 국가들이나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환율 상승에는 고유가의 영향이 컸다"며 "원유 수입액이 많고 의존도가 높아 유가 급등은 경상적자로 이어지면서 환율에 상승 압력을 줬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근의 환율 급등은 자본시장 여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으로 높지만 외환시장은 규모와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외국인의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로 환율 급등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다른 국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지난해 이후로 '고점 대비 저점' 하락률이 54.5%로 사실상 '반토막' 났지만 이는 51개국 중 33번째로 중간 수준이었다. 국고채 금리도 지난해 말부터 변동성이 확대되다가 최근 급등 양상이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환율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한국에 대한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고 최 연구원은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월 말 현재 3.7%포인트로 비교 대상 43개국 중 9번째로 높았다. 작년 초 대비 CDS프리미엄 상승률은 약 20배로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최 연구원은 "CDS프리미엄은 여러 한계점이 있지만 그 나라에 대한 투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기에 현실적인 중요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CDS프리미엄의 급등은 국내 금융시장에 과도한 불안심리가 있다는 의미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