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밑으로 들어오면 한달에 100만원씩 주고, 고급 양복까지 맞춰준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가입했는데..."
부산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인 A군은 지난해 중순 체육관에서 알게 된 형님의 주선으로 난생 처음 `조직'이라는 곳에 가입했다.
A군은 매달 100만 원을 주고 고급양복까지 맞춰준다는 말에 속아 조직에 들어갔으나 가입 직후부터 행동강령을 외우게 하고, 매일 안부전화를 하라는 등 처음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진행되자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조직의 중간보스에게까지 인사를 마친 상태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던 A군은 졸업하면 도망가겠다는 생각으로 할 수 없이 '조직생활'에 빠지게 된다.
조직생활에 대해 다소 호기심도 있었던 A군에게 조직의 형님들은 '밑바닥 생활부터 해야 한다'며 갑자기 붕어빵 장사를 시켰고 A군은 할 수 없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종일 붕어빵 장사를 했다.
하루 6만~7만 원을 벌면 재료값과 사업자금 명목으로 대부분 형님들이 챙겨가고 A군이 받은 돈은 교통비 명목으로 5천 원~1만 원이 전부였다.
함께 조직에 들어왔던 재수생 형들은 조직의 형님들과 함께 단합대회도 하고 조직행사에도 참가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고교생인 A군은 겨우내 붕어빵 장사에 매달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수시로 형님들에게 지켜야 할 예의와 조직의 행동강령 등을 교육받았다.
예를 들면 '인사는 90도로 숙여 박력있게 한다', '선배를 쳐다볼 때는 턱 아래에 시선을 둔다', '자리를 비울 때는 항상 보고하라', '부모의 상 이외에는 집합에 빠지지 마라', '전화는 칼맞은 상황이라도 받아라', '하극상은 일벌백계한다'는 등의 내용을 수시로 교육받고 외워야 했다.
더이상 조직생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A군은 조직을 나가겠다고 말했다가 지난 1월 중순 부산 수영구의 한 체육공원에 집합해 야구방망이로 속칭 '줄빠따' 40대를 맞았고 조직을 나가려면 '빠따' 100대를 더 맞고 나가라는 형님의 말에 지금까지 숨어 지내왔다.
12일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적발된 폭력조직 '광안칠성파'의 꼬임에 빠져 조직생활을 하다가 1년여만에 부모에게 인계된 A군은 순간의 호기심으로 가담하게 된 '조직생활'을 돌아보며 진저리를 쳤다.
A군은 "조직폭력배에 대해 호기심도 있었고 돈도 준다는 말에 아무 생각없이 조직에 가담했으나 조직생활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며 "한때의 호기심에 대한 대가 치고는 너무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