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강남 3개구를 제외한 서울, 수도권 전역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서 수도권 분양권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인 등 일부 집값 하락폭이 컸던 지역은 분양가 이하의 분양권 매물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인기지역은 프리미엄 호가가 높게 형성되는 등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전매제한이 풀린 지 2-3일밖에 안됐고,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등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분양권 매수, 매도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인, 화성시 등 최근 신규 공급이 많았고, 집값이 크게 하락한 지역에서는 분양가 이하 손절매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2년 전 분양 당시 '로또'에 비유됐던 화성 동탄신도시 상업지역내 메타폴리스와 인근 동양파라곤, 풍성 위버폴리스 등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수준이거나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동탄신도시 포스코공인 정헌수 대표는 "경기 악화로 중도금 부담이 어려워지자 메타폴리스만 해도 분양권 수준에 팔아달라며 내놓은 물건이 50-60여건에 이른다"며 "반면 사겠다는 사람은 없어 조만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高)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용인 동천, 성복, 신봉동과 고양 식사.덕이지구에도 분양가 이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를 해약하면 10%인 6천만-1억원 정도를 위약금으로 손해보지만, 분양권을 팔면 중도금 이자와 마이너스 프리미엄만큼만 포기하면 돼 '손절매'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용인 동천 래미안의 경우 분양가에서 3천만-4천만원 싼 분양권이 나오고 있지만 살 사람이 없다.
인근 K중개업소 사장은 "동천 래미안, 성복 자이와 힐스테이트, 신봉 동일하이빌 등은 분양가가 옵션을 포함해 3.3㎡당 1천600만-1천700만원대가 넘지만 최근 이 일대 기존 아파트 급매물은 3.3㎡당 1천만-1천100만원대로 추락했다"며 "웬만큼 싼 분양권이 나오지 않으면 거래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삼성래미안, 은평구 불광동 힐스테이트 등 재개발 아파트 단지의 일반분양분 분양권도 일부는 분양가 이하 매물을 찾을 수 있다.
길음뉴타운 OK공인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현금이 필요한 계약자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데 조합원 분양권의 시세가 하락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동호수가 나쁜 일반분양분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좀 더 지켜보겠다는 계약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불광동 나라공인 문정애 대표는 "최근 이 일대 집값 하락으로 저층의 경우 일반분양가보다 조합원 분양권 시세가 더 싸다"며 "계약자들이 분양가 이하로 팔아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들어 집값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거나 오른 곳은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 웰카운티, 자이 하버뷰, 포스코 더샵 퍼스트월드 등의 분양권은 청약 당시 인기를 등에 업고 로열층의 경우 7천만-1억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매수자들과의 호가 격차가 커 거래는 되지 않는다.
부동산뷰공인중개사 문지영 사장은 "분양권 보유자들은 좀 더 기다리면 프리미엄이 더 뛸 것으로 기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한다"며 "반면 매수자들은 그만한 웃돈을 주고는 살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당분간 쉽게 거래가 형성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인근 분양권도 웃돈이 붙어 나오지만 매수자는 없다.
성산동 아이파크공인중개사 유영우 사장은 "성산 월드컵 아이파크의 경우 계약자들은 금융비용 등을 감안해 5천만-6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원하지만 살 사람은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웃돈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한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지하철 4호선 연장 개통 등의 호재가 겹치며 오남읍 대림 e-편한세상의 경우 500만-3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받아달라는 매물이 나와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이 다시 등장했다.
지난 7일 문을 연 부천시 원미구 약대동 두산위브 모델하우스에는 첫 날 4천명이 다녀간 가운데 최근 수도권에서 사라졌던 떴다방들이 고객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7일 이후 대출금액이 늘어나고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종전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방문객들은 대체로 얼어붙은 경기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 청약 마감으로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