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상공에서 4일 발생한 F-5E 전투기 충돌사고는 후방기(2번기)가 지상목표물을 확인하던 중 전방기(1번기)와의 거리를 미처 확인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김규진(준장진급예정) 공군 정훈공보처장은 5일 "사고기 조종사들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사고 직전 기체는 정상 작동했다"면서 "당시 2번기 조종사가 지상목표물을 식별하는 데 몰입한 나머지 1번기와 편대간격이 좁혀진 것을 뒤늦게 알고 이를 회피하다가 충돌했다"고 밝혔다.
원주기지에서 이륙한 F-5E 2대는 근접항공지원(CAS) 훈련 공역인 경기도 포천 상공으로 진입하고 나서 지상목표물을 확인하기 위한 선회비행을 하다가 후방의 2번기가 전방의 1번기와 간격이 좁혀져 충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2번기 조종사인 서모 대위진급 예정자는 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 "지상 목표물을 확인하던 중 1번기와 접근율이 과다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급히 우회하면서 회피조작을 하던 중 공중충돌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보통 지상의 목표물을 확인하고 타격하는 근접항공지원 훈련에 나서는 조종사들은 전술기동과 편대간격 유지, 지상 정보 수신, 육안으로 지상목표물 식별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데 2번기 조종사는 이 같은 상황인식에 미흡했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2번기 조종사는 비행시간 260시간, 1번기 조종사 이모 대위는 590시간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등 4~5년차 조종사들이다.
공군은 충돌사고가 기체결함에 의한 것이 아님에 따라 이날 F-5E 전투기 비행을 재개했으며 사고기 소속 8전투비행단은 6일부터 비행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에 따르면 두 전투기는 포천 상공에 진입하고 나서 지상의 목표물을 확인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 지상의 전술통제관이 조종사들이 지상목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형 또는 생김새를 무선으로 알려주면 이를 식별하게 된다.
선배 조종사인 1번기는 후배인 2번기 조종사에게 지상 전술통제관이 보내온 무선 내용을 보충 설명,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과정에서 두 전투기는 5.5km 상공에서 630km 속력으로 선회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번기는 지상 목표물을 찾는 데 몰입한 나머지 1번기와 500m 거리까지 근접했고 뒤늦게 이를 안 조종사가 조종간을 오른쪽으로 밀쳤지만 1번기 동체와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공군 관계자는 "공중에서 630km 속력으로 비행하는 전투기끼리의 거리가 500m이더라도 이는 찰나에 불과하다"면서 "조종간을 당기고 회피하려 했지만 찰나의 순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충돌 뒤 낙하산으로 탈출한 1번기 조종사 이 대위는 진술을 통해 "충격을 받고 나서 조종석 덮개(캐노피)가 떨어져 나갔다"며 "갑자기 기체가 배면 비행 상태로 들어가 조종 불능상태에 놓여 3km 상공까지 추락해 탈출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충돌 당시 순간적인 충격으로 공대공미사일(AIM-9)이 튕겨나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게됐다.
AIM-9은 적 항공기 엔진에서 방출되는 열을 자동으로 추적해 격파하는 사정 3km의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이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군이 아르헨티나군을 공격하는 데 사용했으며 명중률은 80%를 넘는다. 최초의 효과적인 공대공미사일로 평가받았으며 일부 헬기에서도 사용한다.
F-5E 전투기의 경우 양쪽 주날개에 각 1발씩 장착하며 방울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목표물을 추적한다고 해서 '사이드와인더'로 불린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