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안마시술소에 대해 3개월 넘게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업소 여종업원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업주들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여종업원 A(26)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전날에는 인근 B안마시술소 여종업원 C(36)씨가 오피스텔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8월말에는 B안마시술소 업주 최모(49)씨가 경찰 단속으로 생계가 어렵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바 있다.
이처럼 안마시술소 관계자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이 일대 업주들은 경찰의 단속을 강하게 비판하며 업주들로부터 상납을 받은 경찰 관계자들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등 술렁이고 있다.
장안동의 한 안마시술소 업주는 2일 "경찰의 막무가내식 단속으로 또 한 사람이 귀중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이 이런 식으로 벌써 3명이나 죽였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으려고 하는가"라며 경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업주는 잇따른 자살로 최근 업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전하며 "이제는 (상납 명단을)공개할 것이다. 공개되면 서장은 물론 청장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주들은 3일 오전 A씨의 발인이 끝난 뒤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종업원들의 잇단 자살에 지난 3개월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불법 성매매 업소를 상대로 `성전(性戰)'을 벌였던 경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일대 성매매 업소들 대부분이 문을 닫는 등 경찰 단속이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지역 성매매업소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으면서 근처 상권도 몰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은 업주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에 대한 단속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안동 일대 성매매업소들이 단속 이후 지금은 거의 문을 닫아 이 지역에 대해 특별히 단속할 것은 없고 혹시 불법 성매매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지 순찰 정도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단속은 계속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1일 오후 6시께 장안동 K안마시술소 4층 안마욕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A씨는 티슈 상자에 남긴 유서에서 안마시술소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 관할 경찰서장을 원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유서에서 자신이 근무하던 안마시술소 업주를 `엄마'라고 지칭하며 동대문 경찰서장 실명을 거론한 뒤 "나쁜 XX야, 왜 우리 엄마 괴롭히냐. 단속 좀 천천히 하면 될걸 왜 못살게 하느냐"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소는 경찰이 지난달 28일 새벽 성매매업소 단속 3개월째를 맞아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단속을 당해 영업이 정지된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A씨에게서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A씨의 아버지를 수소문해 조사하는 등 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동기 및 경위를 조사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