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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가려면 추첨 사교육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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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끝내 국제중 설립 동의안의 재심의를 서울시교육위에 요청했습니다.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 결정을 받은지 채 2주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다이나믹 코리아지만 그 사이에 벌써 사회적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어떻든 시교육청은 지난 보류 결정 당시 지적 받은 사항을 보완하겠다며 국제중 설립 계획안에서 몇군데 손을 봤습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입시 전형입니다. 시교육청은 사교육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입학 전형 요강에서 1단계 서류심사의 자기소개서와 2단계 집단토론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집단 토론 평가 대비에 사설 학원들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입니다.

이로써 서울의 국제중은 1단계 학교생활기록부 서류심사와 2단계 개별 면접, 3단계 무작위 추첨에 의해 신입생을 뽑아야 합니다. 경기도의 청심 국제중과 비교할 때 영어 면접도 볼 수 없고, 자기소개서도 받아볼 수 없고, 집단 토론을 통한 발표력 검증도 안되고, 설사 어떻게든 평가를 하더라도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추첨을 통해 들어온 운 좋은 학생들을 선발해야 하게 됐습니다.솔직힌 영훈이나 대원재단이 이렇게까지 학생 선발권을 훼손당하면서 굳이 왜 국제중 설립을 추진하나 싶습니다. 혹시 일단 세워놓고 슬금슬금 입학 전형을 바꾸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영어 몰입교육을 표방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조차 검증하지 못하고 신입생을 받으면 수업 진행이 가능할까' 걱정돼서요. 거꾸로 국제중에 가고 싶은 학생들은 준비하기가 참 답답해졌습니다. '추첨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옵니다. 이렇게 애초에 세웠던 국제중 운영 계획이 엉망진창으로 변하는 것 자체가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추진하는 증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위층 간부 한 명은 이런 말도 하더군요. "차라리 이 참에 사립 중학교들 가운데 국가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 특성화 중학교를 대거 만드는 것이 어떨까 싶다. 고등학교는 사립 비율이 너무 높아 어렵지만 사립 중학교는 10%대니까 이 가운데 국가 지원을 받고자 하는 곳은 지금대로 평준화 시스템 속에 두고 자기 돈을 들여서 특성화해 운영하겠다는 곳은 지원을 해주지 않는 대신 교육과정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어주면 한 전체 중학교 중에 5% 정도가 특성화 학교가 될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국제중 문제는 쑥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글쎄요, 몸 한쪽의 고통을 잊겠다며 다른 곳에 더 큰 고통을 주자는 생각인 것 같아 좀 뜨악했습니다만 평준화 교육과 수월성 교육을 놓고 이런 식의 줄다리기를 계속 하며 사회적으로 막대한 힘을 소모시키는 것이 무익한 만큼 뭔가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이 갔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는 찬성과 반대 집회, 시위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벌써 몇일, 아니 몇달째 길 위에 에너지를 쏟아내는 찬반 양측 모두 측은해보여 객적은 소리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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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도국의 신사'로 불리는 우상욱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 정치,경제부를 두루 거치며 지금은 사회1부의 교육담당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성실한 취재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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