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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 정 씨…"로또 번호까지 불만"

범행 전날 "로또에 왜 20번대가 3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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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고시원에서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6명을 숨지게 한 정모씨에 대해 지인들은 "언뜻 쾌활한 듯 보이지만 실은 소심하고 사회에 불만이 많았던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씨와 5년 정도 친구로 알고 지낸 김모(32)씨는 "정씨가 평소에 말하는 걸 너무 좋아해 별명이 `종달새'라고 부른다"면서도 "정 씨는 탈모가 심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평소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다녔고 가끔 별거 아닌 일에도 일일이 토를 달며 물고늘어지는 등 소심한 모습도 함께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일 로또에 매달려 `로또 당첨번호'에 대한 불만도 자주 털어놓았다는 것.

김씨는 "정씨가 사고 전날 오후 9시께도 찾아와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이번 주 로또 당첨번호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어떻게 6개 숫자 중에 20번대가 3개가 나올수 있느냐'고 투덜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는 평소에도 로또 뿐 아니라 의자, 물통, 재떨이 같이 별 대단치 않은 것들에 `왜 저런 모양을 하고 있느냐'고 일일이 물고 늘어진다"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쾌활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심하고 불만이 많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4남 1녀 중 막내로 알려진 정씨는 2002년 8월께 경남 합천에서 상경해 2003년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ㆍ강남 지역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해왔다.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B씨는 "왠지 소심해 보였다. 그를 편의점 앞에 가끔 봤는데 그때마다 인형뽑기를 하곤 했다. 다 큰 사람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범행동기와 관련, 경찰은 `조사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지만 사회에 대한 불만과 소심한 성격에 최근 금전적 압박이 겹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로부터 최근 향토예비군법 위반으로 부과받은 벌금 150만원,고시원비,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내지 못해 정신적 압박감을 많이 느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처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고 원인이 잘못된 사회에 있다고 생각했다면 자신은 항상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사회의 권력자나 사회를 대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겠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접근이 가능한 건물과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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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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