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으로 고용시장이 '쇼크' 수준이지만 통계상 실업률은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인 비경제활동인구가 늘면서 나타난 착시여서 현행 공식 실업률이 통계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작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20만 명대에 머무른 뒤 3~9월에 각각 18만 4천명, 19만 1천명, 18만 1천명, 14만 7천명, 15만 3천명, 15만 9천명, 11만 2천명 등 7개월째 20만 명을 밑돌고 있다.
특히 9월의 11만 2천명은 2005년 2월(8만 명) 이후 3년 7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정부 목표치인 20만 명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과거 30만~40만 명대에 달하던 것과 비교해봐도 초라한 수치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9월 고용률은 59.8%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05년 12월(-0.4%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고용률은 5~6월에 60.5%였으나 7월 60.3%에 이어 8월부터는 59%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9월 실업률을 보면 3.0%로 작년 같은 달과 같았다. 지난 5월 이후 실업률은 3.0~3.1%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고용사정이 지금보다 나았던 지난 1~3월에 각각 3.3→3.5→3.4%였던 것에 비해 더 안정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간 실업률을 봐도 2003~2007년3.6→3.7→3.7→3.5→3.2% 등이었다.
3.0%라는 실업률은 액면 그대로만 보면 시장경제시스템 하에서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용지표와 실업률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현행 실업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의 비율이다. 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가운데 실제로 돈을 번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를 합한 수치다.
문제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의 개념에 있다.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뛰지 않은 경우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서 빠지게 돼 있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육아.가사, 연로, 심신장애 등으로 일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도 있지만 취업준비자나 그냥 쉬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또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노동시장 사정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지난 1년 간 구직경험이 있었던 경우를 말하는 '구직단념자'도 들어가 있다.
9월에 취업준비자는 59만 7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5%(6만 2천명), 구직 단념자는 13만 6천명으로 34.7%(3만 5천명), '그냥 쉬었음'도 133만 3천명으로 0.1%(2만 명)가 각각 늘어났다. 이들은 모두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15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도 이들이 경제활동인구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면서 고용 증가폭은 감소해도 실업률은 떨어지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들 비경제활동인구의 상당수는 실업자로 볼 수 없겠지만 극단적으로 취업준비자, 그냥 쉬었음, 구직단념자 등 206만 명이 넘는 이들을 실업자로 넣어 실업률을 계산하면 10.5%가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도 구직단념자 증가에 대해 "실업률로 반영될 부분이 구직단념자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처럼 현재의 실업률 통계가 실제 고용 현실을 나타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미국 등 선진국처럼 사실상의 실업자들을 모두 반영한 체감 실업률 지표 개발 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