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싸고 살인청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그룹 전 자금부장 이모(40) 씨가 수십억 원을 해외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자금의 출처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필리핀에 25억 원을 투자했다가 잃은 뒤 중개인에게 손실보전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영수증 격인 약속어음을 허위로 공증받은 혐의(유가증권위조 및 행사 등)로 중소기업 D건설사 대표 우모 씨로부터 고소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7년 9월께 만난 D건설사 대표의 중개로 필리핀 단독주택 건설사에 25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이 생기자 D건설사에 채권을 압류하지 않는 대가로 업무추진 용역비 3억 원까지 포함해 28억 원을 변제받기로 합의했다.
이 씨는 올해 5월 8일 19억 원을 받고서 나머지 9억 원에 대한 압류를 포기하면 그 대가로 5억 원을 받고 4억 원은 나중에 받기로 D사와 합의했으나 D사 대표의 도장을 4억 원짜리 약속어음에 도용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권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고소인이 중개인으로서 25억 원 손실에 대해 28억 원을 변제하기로 합의한 경위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D사가 투자를 중개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 혐의로 이 씨로부터 추궁을 받으면서 원금 손실과 자체용역비를 배상하기로 한 데는 공갈과 협박 등 불법행위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양측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CJ그룹은 자금의 출처와 관련,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회장의 자금과는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라며 "이 씨가 필리핀에 투자한 자금은 여기저기서 담보로 그러모은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은 살인청부, 비자금과는 별건인 어음위조 사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씨는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 180억여 원을 온천개발사업에 대한 투자 목적으로 박모(38) 씨에게 빌려줬다가 80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지난해 5월 폭력배 정모(37) 씨와 윤모(39) 씨 등에게 각각 박 씨를 살해하고 돈을 회수해달라고 부탁한 혐의로 두 차례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모두 기각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