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5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째 급락하면서 1,230원대로 내려앉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각종 대책과 증시 반등 등으로 환율 폭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있어 한동안 단기급등에 대한 조정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발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고 국제수지가 개선되기 전에는 장기적인 하락세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환율 급등분 반납 전망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71.00원 폭락한 1,23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달 12일 1,009.10원이었지만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9일 장중 1,485.00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나 9일 수출업체의 대규모 매물 유입으로 1,379.50원으로 떨어진 채 마감한 환율은 이후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1,230원대로 내려섰다.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외환시장에 달러화가 공급되면서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 9일 환율 폭락을 가져온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수출 대기업들이 잇따라 달러화 매도에 나서고 있다.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를 유도한 정부는 은행과 기업 간 일별 외환 거래를 보고받아 환투기를 조사하고 변칙증여송금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환율 급등을 초래한 투신권의 달러환매가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글로벌 공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반등하면서 정부 조치의 효력이 배가되는 양상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에 걸린후 급락세로 돌아선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급등에 대한 공포로 원화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처럼 환율 급락에 대한 공포로 달러화 투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차장은 "대외적 불안에 따른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이 한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오버슈팅(단기과열) 상태였던 환율이 원위치를 찾아갈 것"이라며 "달러화 유동성 사정이 호전된다면 1,100원 전후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신용경색 해소전 장기 하락세는 시기상조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수출 대기업들이 달러화를 풀면서 수급 불안이 일부 해소됐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지난달 말 이후 9거래 일간 1조8천억 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자본수지가 적자(유출초)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수급 개선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 물이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1.00원으로 떨어진 점도 심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홍승모 차장은 "환율이 단기 하락 국면이기는 하지만 추세적인 하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직접적으로 대형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효과가 얼마나 빨리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수급이 악화될 경우 1,500원을 향한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의 파산 등 돌발악재가 나타나면서 주가 급락, 환율 급등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와 글로벌 공조에 대한 기대, 증시 급등 등으로 외환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 같지만 아직은 하락세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당분간 환율은 1,150~1,450원 범위에서 급등락하는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