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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뒤집은 '삼성 판결'…상고심 쟁점은?

'회사손해설' vs '주주손해설'…대법원 판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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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권 편법승계 혐의와 관련해 그동안 판결이 수차례 엇갈리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 발행해 이 전 회장의 자녀인 재용씨 남매가 인수하도록 한 혐의로 에버랜드 경영진이 기소돼 1ㆍ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정작 공범으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이 상반된 법리를 토대로 무죄 판결을 받은 상황이라 상고심이 어떤 법리를 택할지가 관심사다.

◇ 엇갈린 판결…기존 판례도 뒤집어 = 에버랜드 경영진에 대한 1ㆍ2심 판결이나 이 전 회장에 대한 1ㆍ2심 판결 모두 1996년 있었던 에버랜드 CB 발행이 경영권을 이전하려는 것이었다는 데는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비상장법인이 CB를 헐값 발행해 특정인에게 대부분을 인수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회사 경영진이 배임죄의 형사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비상장회사의 이사가 그 회사 주식의 적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의 전환 가격으로 CB를 발행해 자신이 혹은 제3자가 인수하도록 했을 때 이익이 생긴 만큼 회사에 손해가 난다고 보는 것이 기존의 대법원 판례였다.

에버랜드 경영진에 대한 1ㆍ2심 판결은 모두 이 판례를 토대로 에버랜드 CB가 헐값 발행돼 3자인 재용씨에게 인수됐다고 보고 재용씨가 헐값 인수로 얻은 이익만큼 회사에 손해가 났다고 판단해 유죄 판결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에 대한 1심은 에버랜드 CB 사건이 주주배정 방식이었다고 보는 한편 CB가 헐값 발행됐어도 회사 자산은 늘어나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에 대해서는 1심은 제3자 발행으로 유죄라고 봤지만 배임액이 50억원 미만이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에버랜드 사건에 대해 판단을 같이했지만 제3자 배정이었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에 대해서도 회사에 손해가 없다며 무죄 판결해 기존 판례를 깨고 한발짝 더 나갔다.

◇ 상고심 쟁점은 = 판결이 엇갈림에 따라 결국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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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심에서는 신주나 다름없는 CB나 BW를 저가로 발행했을 때 적정가로 발행했을 경우의 차액만큼 회사가 손해를 입는다는 `회사손해설'과 회사에는 손해가 없고 기존 주주는 손해를, 신규 주주는 이익을 얻는다는 `주주손해설'이 막판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외국에서도 CB나 BW의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 형사처벌된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국내 학계도 오랫동안 회사손해설과 주주손해설을 두고 팽팽한 공방을 벌여와 대법원 판결이 관련 사건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셈이다.

회사손해설이 인정되면 배임액 5억 원을 기준으로 나뉘는 형법상 업무상 배임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가운데 어떤 쪽이 적용될지가 다시 쟁점이 된다.

배임액을 계산해내려면 비상장회사 주식의 적정가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데 이 적정가를 계산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한 공방이 지속돼왔다.

대법원이 주주손해설을 택하면 에버랜드 CB 발행과 관련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무죄가 확정된다.

그러나 삼성SDS BW 사건은 제3자 배정방식의 저가 발행이었을 때 회사에 손해가 난다는 기존 판례와 이를 뒤집은 항소심의 판결이 맞서고 있어서 상고심의 또 다른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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