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행을 증오합니다. 그들은 나에게 금융 상품을 사도록 권유했습니다. 원금의 90% 가까운 손해를 봤습니다" (50대 중소기업인)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에서도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돈을 날린 50대 중소기업인, '공황에 가까운 공포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은행 신입사원, 감원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30대 여자 회사원 등 다양한 사연들이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데니스 옹(58)씨는 은행직원의 권고로 금융상품에 투자를 했다 원금의 90%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그는 "나는 은행을 싫어한다. 은행 직원은 내가 돈이 있는 것을 알고 금융투자 상품을 사도록 권유했다"면서 "주식과 펀드상품에 투자해 원금의 90% 가량을 날렸다"고 좌절감을 토로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올해 하반기 한 은행에 입사한 20대 은행원 제레미 리씨는 주가 폭락 등으로 고객의 자산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목도하면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나의 손은 지금 피로 가득하다"면서 "나는 현재 팔리지도 않는 주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대학 3학년때인 지난해 3월부터 5만 홍콩달러를 주식에 투자했다 원금의 90% 가량을 날렸다는 리씨는 "은행은 단지 신호탄에 불과하다"면서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주택을 구입했다 전 재산을 날리고 만 회사원 카르멘 리(35.여)씨는 "지난 10년간의 세월은 악몽과도 같았다"면서 "어려움을 견뎠기 때문에 이번 금융위기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3개의 사무실이 하나로 축소됐다"면서 경제상황 악화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숨기지 않았다.
33년간 경찰관으로 일하다 2001년 퇴직한 람 초람(63)씨도 주식투자로 30만 홍콩달러를 잃은 경우다.
그러나 그는 "규율이 강한 분야에 근무한 우리같은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한다"면서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