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업체들이 갑자기 고전하고, 인도의 산업성장은 급격히 둔화되고, 신용경색으로 일본의 소기업들이 파산으로 몰리고..'
금융위기의 심화 속에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아시아가 미국의 경기 변동과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디커플링'(탈동조화)도 거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부실자산 문제에 대한 걱정이 금융기관에서 신용시장과 광범위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주식시장의 패닉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독일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은 자금경색 속에 자금을 쌓아두기에 바쁘고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확장 계획도 철회하고 있다. 신용이 좋은 유럽의 기업들 조차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아시아의 수출도 둔화되거나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아시아가 지난 20년간 세계 교역의 증가 속에 가장 큰 수혜를 보면서 미국의 경기와는 이제 상관없다는 '디커플링' 논리가 등장했었지만 지금은 이런 인식이 거의 사멸됐다.
미국 경제의 악화 속에 서구로부터의 도움을 받는 것에 실망한 아시아 많은 국가들은 이제 중국을 바라보고 있지만 중국 역시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한때 경기 과열을 걱정했던 중국도 금리와 세금을 낮추며 경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이미 숨이 벅찬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1년전의 12%에서 올해 연말에는 8~9%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이미 고통을 겪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업을 하는 최해평씨는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사람들이 가전제품을 사지 않는다는 것은 수출이 줄어들고 달러가 덜 벌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짙은 안개 속을 걷는 듯하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였던 일본도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고 있다. 도쿄의 소코리서치는 지난달 파산 기업 수가 1천408개로 1년전보다 34.4% 증가해 5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은행들이 규모가 작고 덜 알려진 기업에 자금 조달을 갈수록 꺼리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의 기업활동도 이미 위축되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볼보는 시장 상황 악화로 2천7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밝혔고 오펠도 급격한 수요 감소 때문에 공장 2곳을 잠정적으로 가동중단키로 했다.
신문은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희망으로는 각국이 공조해 대응을 하고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지출을 지속할 경우 등을 들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약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 경제가 수출 주도형에서 소비주도형으로 전환하면 아시아 기업과 미.유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시아인들은 소비보다 저축에 익숙하다는 점을 들어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