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 무대를 떠났던 민주당의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당내 진보개혁 블록인 '민주연대'의 상임고문격인 지도위원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의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한때 양대계파의 수장이었던 이들이 재기의 기지개를 펴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
민주연대가 정세균 대표와 386그룹 등 신(新) 주류에 대비되는 비주류연합체 성격이 적지 않은 만큼, 두 사람의 재기 여부가 총선을 거치면서 크게 위축된 김근태계, 정동영계의 부활 모색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특히 대선, 총선 패배로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은 뒤 권토중래를 꿈꾸며 지난 7월 미국으로 떠난 정 전 의장이 지도위원에 직함을 걸자 `컴백'을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옛 지역구였던 전북 덕진의 보궐선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섣부른 관측마저 현지 일각에서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측 핵심인사는 5일 "민주연대측의 요청이 있었고 당이 개혁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동참한 취지였을 뿐"이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으며 출마 얘기를 꺼낸 적은 일절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미국 듀크대에서 연수 중인 그는 내년 초쯤 중국 칭화대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측근인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달 중국 런민대학으로 연수를 떠났고 동국대 겸임교수인 노웅래 전 의원도 베이징대 교환교수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
현재로선 그가 당장 정치무대에 컴백할 가능성은 적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늦어도 2010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롤백'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지난해 `통합의 밀알'을 자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장은 민주연대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민주연대 활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 내부를 향해서도 선명성 강화를 주문한다는 구상이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정치활동을 재개한 셈.
서울 도봉갑 지역위원장을 다시 맡았고 자신의 싱크탱크였던 한반도재단도 지난 7월 사무실을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옮기면서 재정비했다.
이번 학기 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에서 초빙교수 자격으로 한국정치론에 대한 강연도 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진로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마다 "기다려달라"는 답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측 핵심인사는 "여의도에 있던 기간을 반추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개인적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나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당 안팎에서 대권주자군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형태로 정계복귀하게 될 지와 그 시기는 당내 역학구도와 정치권 상황 등 외부변수에 의해 유동적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