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오늘(30일) 오후에 우리나라에 옵니다.
북한에 가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북한에 가게 되면, 지금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핵 검증 협상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든지, 아니면 완전히 결렬되서 미국의 차기 행정부로 넘어가든지 하는 결판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스/미 국무장관 : 검증체계에 대한 합의를 이룰 방도가 있습니다.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길을 계속 갈 것입니다.]
지금 북한과 미국이 핵검증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는 것은, 검증 문제가 향후 핵 폐기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에 검증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어떤 종류의 핵을 가지고 있다' 라는 것이 명확해져야 그걸 없애는 방법을 놓고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이지, 검증이 제대로 안되서 북한이 감춰놓은 핵이 있는지 없는지가 명확치 않으면 핵 폐기 논의라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된다는 것이죠.
결국 핵 검증 문제에서 관건은, 북한이 모든 종류의 핵을 다 보여줬다는 것을 미국이 확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북한을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북한이 성실히 공개하면, 즉 '성실히 보여주면 미국이 믿게 될 것이다' 라는 견해와 먼저, '믿음이 있어야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다' 는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검증을 통해서 신뢰가 생기느냐 아니면 신뢰가 있어야 검증이 되느냐 하는 얘기인데요.
이걸 좀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홍길동 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가진 돈을 다 내놓고 나하고 사업을 하기로 했는데, 홍길동 씨가 정말로 가지고 있는 돈을 다 내놓았느냐를 확인하는 방법은, 내가 홍길동 씨 집을 다 뒤져보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즉, 검증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내가 기본적으로 홍길동 씨를 믿지 못한다면, 홍길동 씨 집을 뒤져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저 사람이 혹시 나 몰래 돈을 숨겨논 게 아닐까' 라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양자간에 기본적인 믿음이 있어야 검증이라는 것도 효과를 가질 수가 있는 것이지, 양자가 서로 불신을 하고 있다면, 아무리 검증을 해봐도 신뢰가 생기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국면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믿지는 못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과연 핵을 포기할까' 라는 의구심이 있는 것 같고요.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이 정말로 우리하고 관계를 정상화 할 생각이 있는 것일까' 라는 의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는 검증의 개별적인 사안을 놓고, 서로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상호 이해를 높이면서, 서로에 대해 믿음을 주는 작업이 먼저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