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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의 '음지 외교' 잇따른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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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자신이나 유엔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음지 외교'가 주요 외교 사안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그루지야 전쟁이나 짐바브웨 사태에서는 물론 최근 열린 유엔총회 기간에도 주요국가 외교장관들을 소집해 미얀마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려던 계획에서도 반 총장의 의도가 제대로 관철되지 않았다는 것.

WP는 미국과 유엔 고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그루지야 전쟁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반 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1주일 이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이 앞서 코소보 독립을 지지하며 러시아와 대립한 사실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짐바브웨 정치 불안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반 총장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으로부터 구 식민지 국가들의 세력을 키우려 한다는 비난을 받은 대신, 유엔의 중재 역할을 확대하려는 미국과 영국의 시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의해 가로막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또 유엔 총회 기간에 반 총장은 주요 국가 외교장관들을 모아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조차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반 총장은 기자회견 대신 성명으로 미얀마 군정의 정치범 석방을 요구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이 미얀마를 방문해 군정 최고지도자 탄 슈웨를 면담하라고 요청했지만 반 총장이 빈손으로 돌아오게 될 가능성 등을 우려해 거부한 점을 반 총장의 측근들은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국제사법재판소(ICC)가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이후 반 총장은 알-바시르 대통령과의 연락조차 꺼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엔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반 총장이 기후변화나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같이 장기적인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들에게 충분히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반 총장의 활동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5월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은 미얀마가 반 총장의 방문 이후 구호 요원들의 입국을 허락한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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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의 전임자 코피 아난 전 총장에 대한 책을 집필한 제임스 트라우브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외교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반 총장의 자세에 대해 "멜로드라마적인 설정을 피하려는 사려깊은 행동"이라고 칭찬하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유엔의 입지를 자칫 좁히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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